교역자들과 함께

일을 푸는 방법

by 정창복 posted May 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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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하 14장에서는 일을 풀어가는 두명의 사람이 나옵니다. 한 사람은 다윗의 군대 장관 요압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다윗의 아들 압살롬입니다. 두 사람은 거의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을 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다윗의 첫째 아들 암논의 잘못된 사랑으로 이복 여동생 다말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제로 저지르고 맙니다. 그 일로 인해 다말의 친오빠였던 압살롬이(다윗의 둘째아들) 계략을 짜서 암논을 죽이고 자신은 '그술'이라는 곳으로 도망하게 됩니다.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지 3년이 지난 후에 다윗은 암논의 죽음에 대해서는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었고, 이제는 다윗의 마음이 둘째인 압살롬에게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압살롬에게 마음이 있지만 예루살렘으로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눈치 챈 요압이 계책을 냅니다. 그 계책은 드고아의 한 여인의 입을 통해서 다윗 왕을 설득하고 그의 마음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압살롬을 예루살렘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요압의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다윗 왕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둘째 아들 압살롬을 예루살렘으로 올 수 있도록 허락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 왕은 압살롬의 얼굴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예루살렘에 지내게 된 아들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2년 이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예루살렘에 있는지 2년 동안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압살롬은 왕의 얼굴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꼭 보아야 하는 목적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요압장군을 자신의 집으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요압장군은 압살롬에게 가지를 않습니다. 두번이나 압살롬이 불렀지만 요압장군은 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압살롬은 요압장군이 자신에게 찾아오게 할 요량으로 요압장군 집의 밭에 불을 놓았습니다. 자신의 밭이 다 타버리자 그제서야 요압장군이 압살롬에게 오게 됩니다. 압살롬에게 찾아온 요압장군을 통해 압살롬은 드디어 다윗 왕 앞에 서게 되었고 아버지와 화해의 입맞춤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요압과 압살롬은 자신들이 원한 목적을 성취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은 너무 달랐습니다. 요압이 택한 방법은 지혜와 평화가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다윗 왕이 스스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압살롬의 방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요압에게 사람을 보내서 불러오게 하지만 두차례 뜻대로 되지 않자 상대방이 꼭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불을 요압장군의 밭에 놓아 그 밭을 전부 불태워 버린 것입니다. 이 얼마나 파괴적인 방법입니까?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전려 고려하지 않은 철저한 자기중심적 방법입니다. 

  이 일 후에 압살롬은 다윗 왕을 배반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은 압살롬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압살롬에게는 당시 최고의 모략을 베푸는 아히도벨이라는 모사가 압살롬에 편에 설 정도로 상황이 많이 유리했습니다. 그럼에도 요압장군은 압살롬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도리어 시간이 지난 후 전열의 형세가 바뀌게 되었을 때, 압살롬을 너그러이 대우하라는 다윗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요압장군은 압살롬을 죽이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사무엘하 14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을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분명하게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상대방의 마음과 감정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자기 중심적인 문제 해결방법을 취하는 사람은 압살롬과 전혀 다를바가 없는 지혜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요압장군의 밭이 불에 태워진 것 처럼,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일궈놓은 것을 아무렇지 않게 허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반면 요압장군처럼 일을 풀어나가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것, 우리의 삶에도 가장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아내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직장이나 다른 관계 속에서도 우리가 행해야 할 방법은 지혜있는 방법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