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작년11월말에 코로나에 걸려서 호되게 앓았습니다. 40도 고열과 목감기 때 경험하는 인후통의 거의 몇 십 배 정도 통증으로 너무 아팠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삼일 정도는 꼬박 잠 한 숨 잘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 확진을 겪으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려움, 걱정, 주님과의 친밀한 만남, 감사, 은혜, 교회, 공동체, 사랑 등등. 그중에서도 따듯한 정과 관심과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었습니다. 미각을 잃으니 삶의 미각을 더 느끼게 된 것 같았습니다. 인생의 미각을 느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함께 이야기하고, 아파하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코로나라는 시련을 당하였지만 몇 배나 더 큰 은혜가 있었습니다. 시련은 인내를 만들어낸다는 말씀이 딱 맞았습니다. 담임목사가 아프니 순장님들과 성도님들이 아파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말로 서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많은 성도들이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하나이며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체험했습니다. 성경에서는 우리를 몸의 지체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12:27) 예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몸과 지체의 관계로 말씀하십니다. 발처럼 생긴 발이 있어야 하며, 손처럼 생긴 손이 있어야 우리 몸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하나라도 다치면 만지고 집고 걷고 뛰는 것이 불편해집니다. 귀가 있어야 들을 수 있고, 눈이 있어야 볼 수 있고, 코가 있어야 냄새 맡을 수 있습니다. 귀, 눈, 코, 입이 다 귀라면 어떻게 될까요? 눈이 보는 역할을 해주어야 손과 발이 움직이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코와 입이 그 역할을 해주어야 냄새를 맡아서 음식을 먹고 몸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습니다. 지체가 모여서 하나의 몸이 됩니다. 눈이 손더러 너는 별로 쓸모가 없다고 할 수 없으며, 머리가 발에게 너는 쓸 데가 없다고 하지 못합니다. 어떤 지체도 다 필요하고 쓸모가 있습니다.
이처럼 교회 공동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도가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머리는 예수님, 몸은 교회 공동체, 지체는 성도 개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몸의 하나하나의 지체입니다. 몸과 지체는 나눌 수 없는 생명의 관계 안에 있습니다. 각 부분끼리, 그리고 부분과 전체 사이에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전체로서 살아 있는 유기적 구성을 갖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지체가 예수님의 연결되었고, 그래서 모든 지체가 연결된 유기체입니다. 이처럼 교회는 생명력과 신비스러운 교제가 살아 있는 영적인 생명체입니다. 생물의 개체는 분할되면 통일체로 될 수 없고, 존립할 수도 없습니다. 손이 따로 떨어져서 존립할 수 없으며 발, 눈, 귀, 입이 혼자 떨어져 생명을 유지하면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즉 예수님의 지체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공동체에서 떨어지면 통일체로 될 수 없고, 존립할 수도 없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성도가 교회라는 공동체를 떠나면 영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일원으로 몸을 담고 있는 성도가 자기 자신을 예배 참석자로만 생각하면 결코 지체의 기쁨과 역할과 생동감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각각의 역할을 은사에 맞게 감당하는 유기체입니다. 그래야 교회는 생명력이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모든 지체가 그 존재 가치 면에서 평등합니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체가 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봉사들이 교회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교회에서 다른 성도가 내게 생명처럼 귀한 이유는 그 성도가 나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간혹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점을 불평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큰 오해입니다. 서로 달라야 도울 수 있습니다. 서로 달라야 다양하면서도 세밀하게 개인과 공동체를 도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성도들이 전부 똑같은 사람이라면 교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느긋한 사람, 열정적인 사람, 조심스런 사람, 추진력 있는 사람, 말이 별로 없는 사람, 말이 많은 사람 등 다양해야 합니다. 가족들 안에서도 서로 성격이 전부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거룩하게 하신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이르시되 나의 어머니와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시더라”(마12:49~50) 우리는 같은 마음과 꿈과 비전을 가진 가족 공동체입니다. 외롭고 지쳐있고 상처 받고 곤고한 영혼을 살리고 세우는 꿈,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꿈,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꿈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것은 가장 큰 영광이고 특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적인 가족이 서로 하나 되어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아무리 대단한 전도와 구제를 해도 사랑이 없으면 별로 유익이 없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나 성공이나 인기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서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을 세상에 알리는 최고 좋은 방법입니다. 믿는 우리끼리 싸우고, 욕하고, 교회가 전쟁터가 되면 전도가 막혀 버립니다. 전도와 봉사, 구제와 선한 일을 많이 해도 서로 싸우면 세상 사람들은 조롱합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다가 이 땅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예수 가족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예배에 나와서, 소모임에 가서, 순모임에 가서, 남성도회 여성도회에 가서 예수 가족 공동체를 경험하고 느껴야 합니다. 교회 설립9주년을 맞으면서 다시 외칩니다.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예수 공동체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