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모님을 뵙고 함께 식사라도하고 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 하주는 엄마가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니까 정말 좋아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책 읽고 공부하고 노는 것도 그렇게 좋은가봅니다. 자식에게 육신의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이 정말 좋건만, 영적 부모인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 뵙는 것을 예배라고 표현할 수 있을텐데, 정말로 예배하고 나면 힘이 나고 용기가 생깁니다. 이 말에 공감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야곱은 모든 소유를 이끌고 브엘세바에 이르러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며 예배했습니다. 야곱에게서 가장 큰 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전에 야곱에게 예배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형의 복수를 피해서 브엘세바를 도망칠 때도 예배는 없었습니다. 벧엘에서 지쳐서 잘 때에 하나님이 엄청난 복을 약속하셨어도, 야곱은 예배는커녕 믿지도 않았습니다. 외삼촌 집에서 살다가 20년이 지나 고향으로 가면서, 형을 만나는 것 때문에 두려웠지만 예배는 없었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과 씨름은 있었으나 예배는 없었습니다.
세겜을 도망친 야곱은 그제서야 벧엘로 내려와서 하나님께 단을 쌓게 되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께 벧엘에서 제단을 쌓겠다고 약속한지 무려 30년이 더 지나서야 예배한 겁니다. 그것도 야곱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먼저 요구하셨습니다. 그랬던 야곱이 이제 20여 년이 지나서 요셉을 애굽으로 만나러 가게 되면서 자발적인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예배는 멈추는 것입니다. 내 생각, 욕심, 취향, 만족을 좇던 것을 멈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하고 바쁘고 분주할 때에 예배를 더욱 드려야 합니다. 화나고 분노가 일어나고 누군가가 미울 때에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무엇인가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 때는 더욱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마음 좀 정리하고 예배에 나올께요" 하는 분이 있는데 물론 시간이 지나면 정리되는 것도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 멈추어 예배드릴 때에 이런 저런 것들이 정리가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멈추었으면 그 다음에는 여쭙게 됩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용기가 나지 않는 것, 두렵고 걱정스러운 것을 여쭙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배는 겸손한 사람이 드리는 것입니다. 모르겠다고, 못하겠다고 인정하는 사람만이 예배할 수 있습니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예배가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멈추어서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것이 맞습니까?” “제 욕심이면 막아주시고 하나님이 주관해주세요”라고 여쭙게 됩니다.
야곱이 예배하고 나니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버지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46:3) 야곱은 말씀을 의지하여 애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예배를 드리고 나니까 야곱은 믿고 확신을 가지고 애굽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요셉이 그의 손으로 네 눈을 감기리라”(창46:4) 즉,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는 말씀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말씀입니까? 그런데 하나님이 이전까지는 함께 안 계셨는데 이제부터 야곱과 함께 하시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과 언제나 함께 하셨습니다. 야곱의 출생 전부터, 모태에서부터 함께 하셨습니다.
야곱이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복수를 피해서 하란으로 향하여 도망갈 때에도 하나님은 야곱에게 일곱 가지의 복을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둘째,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줄 것이다. 셋째,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넷째,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다섯째,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이끌 것이다. 여섯째, 너를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일곱째,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그러나 야곱은 그 말을 믿지 못했었습니다. "나를 먹이고 입히고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하신다면 그제서야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 단을 쌓고 예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믿음 없는 야곱은 그래서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인생을 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험악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과 함께 하십니다. 당신이 잘 될 때에도, 안 될 때에도 함께 하십니다. 외롭고 힘들 때에도, 지치고 낙심하여 쓰러질 때에도 함께 하십니다. 부모님을 뵐 때에 힘이 나고 즐겁고 행복한 것처럼, 하나님을 뵙고 예배하면 힘이 납니다. 경험해보세요. 그것이 하나님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