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를 지나다보면 과일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열매를 보면 너무나도 탐스럽게 보입니다. 잘 익은 것 하나 따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죠. 남의 것이라 그럴 수는 없지만 그 길을 지나가면서 혹시 떨어진 과일이라고 있는지 살피게 됩니다. 그 열매가 맺혀지기 위해서 나무의 주인이 수고한 것이 크겠지요. 열매는 무엇을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냥 잘 붙어 있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참 포도나무이며 하나님 아버지는 농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포도나무의 가지이고요.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요15:1~2)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 포도나무에 가지가 붙어 있어야 절로 포도 열매를 맺습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과실을 맺을 수 없게 됩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며, 말씀과 기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붙어 있을 때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맺으며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와 복음 증거의 열매를 맺습니다.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제거해 버리신다’고 하십니다. 제거해 버리신다와 열매를 맺지 않으면 잘라져서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요15:6)는 구원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의미일까요? 자칫 무섭고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스스로 볼 때 별로 열매를 맺은 것 같지도 않고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열매라고는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는 것 같을 수 있습니다. 한 번 구원 받은 사람은 취소되거나, 번복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문맥과 배경과 성경 전체의 주제 안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땅에서 들어 올리다’(lift up, raise, put up, pick up), 두 번째는 ‘운반하기 위해 들어올리다’, 세 번째는 ‘빼앗아가다’(take away)입니다. 한글 개역 성경에서는 ‘빼앗아가다’라는 의미로 생각하면서 제거해버리신다(cut off)<NIV>로 번역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첫 번째 의미인 ‘들어 올리다’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포도나무는 나무이지만 줄기 같은 성격이 있어서 줄기가 늘어져서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내려옵니다. 나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에 갔을 때에 포도나무가 거의 바닥에 붙어 있었던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광야에 있는 나무들은 물이 깊은 땅 속에 있기 때문에 뿌리가 깊고 줄기가 바닥에 붙어 있습니다. 포도나무가 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면 농부가 막대기로 받쳐서 바닥에 닿지 않도록 들어 올려줍니다. 농부이신 하나님께서 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를 땅에서 들어 올려 주신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쓰임 받는 관점에서 보면, 사역의 열매를 맺지 않으면 ‘잘라 버린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순종하지 않는 자를 제거해 버리시기도 합니다. 사울 왕이나 삼손과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물론 다윗이나 에스더처럼 회개하면 다시 쓰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으면 사역을 거두어 가십니다. 촛대를 옮기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원론의 관점에서는 ‘lift up’을, 쓰임 받는 관점에서는 ‘cut off’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죽어가는 가지는 땅에서 들어 올려주시고,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고 가지치기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구원 받은 자로서 세상적인 것들은 가지치기하고 하나님의 일에 집중할 때에 더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15:3~5)하십니다. ‘거하다’는 ‘반대에 맞서다, 굴하지 않다, 견디다, 지속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 붙어 있으라는 의미인데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말씀합니다.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포도 열매를 맺습니다. 붙어 있지 않으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 안에 있지 아니하면 열매가 없습니다. 예수님께 붙어 있을 때는 무엇이든 구하면 이루리라고 하십니다. 붙어 있는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며, 하나님을 마음에 품는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즉 붙어 있는 것은 말씀과 기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붙어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을 절실하게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떨어져 본 경험이 있어서 곤고하고 고통스럽고 쓰디쓴 맛을 본 사람이거나, 붙어 있어서 좋은 맛을 느껴 본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요15:9~11)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면 예수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어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서 뭐라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그에게 기쁨과 행복을 충만하게 주십니다. 물고기는 바다의 다스림 속에서 살아야 행복하고, 나무와 꽃과 식물들은 사계절의 다스림 속에서 살아야 행복하고, 동물들도 자연의 다스림 속에서 살아야 행복합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 거할 때에 기쁨과 행복을 충만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