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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법궤를 이스라엘 장로들이 요구해서 전쟁터로 가져갔지만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맙니다. 무려 삼만 명의 군사가 죽음을 당하였으며, 제사장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었고 심지어는 여호와의 법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법궤를 전쟁터에 가져오면 법궤가 신통력을 발휘해서 블레셋 군대를 물리쳐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입니다. 마치 과거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서 가나안땅에 들어올 때에 제사장들이 법궤를 메고 요단강에 발을 담그자 강물이 멈춰 서서 이스라엘 백성이 걸어서 요단강을 건넜던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신비한 기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법궤를 빼앗기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실로에 머물던 엘리 제사장은 앉아 있던 의자에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게 됩니다. 이런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비느하스의 아내가 이 소식을 듣고 갑작스런 산통이 찾아와서 해산을 하게 됩니다. “그의 며느리인 비느하스의 아내가 임신하여 해산 때가 가까웠더니 하나님의 궤를 빼앗긴 것과 그의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은 소식을 듣고 갑자기 아파서 몸을 구푸려 해산하고 죽어갈 때에 곁에 서 있던 여인들이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아들을 낳았다 하되 그가 대답하지도 아니하며 관념하지도 아니하고 이르기를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고 아이 이름을 이가봇이라 하였으니 하나님의 궤가 빼앗겼고 그의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었기 때문이며 또 이르기를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으므로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였더라”(삼상4:19~22) 해산하고 죽어가던 그 여인은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고 하고 하면서 아이 이름을 이가봇이라고 짓게 됩니다.

 

여호와의 법궤를 빼앗겼으므로 이스라엘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법궤를 빼앗기는 처참하고 참혹한 일을 당하였기에 영광이 정말 떠나게 된 것인가요? 이스라엘은 전쟁의 패배와 죽음 그리고 법궤의 빼앗김으로 인해 좌절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이 난국을 풀어가야 할지 혼란스럽고 막막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차라리 잘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큰 좌절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여전히 회개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보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모른 채 교만에 깊이 빠졌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에게는 새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사시대에 삼손이 블레셋에게 잡혀서 눈이 빠지고 머리카락이 잘려서 몸에 힘을 다 잃었지만 그 실패의 시간이 삼손에게는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역시 사사시대에 고향을 떠나서 이방땅 모압으로 들어갔던 엘리멜렉과 나오미가 있었습니다. 남편 엘리멜렉과 두 아들이 다 모압에서 죽고 나오미는 척박하고 영적으로 어두운 모압땅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함께 돌아가겠다고 하는 며느리 룻을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베들레헴에 돌아온 나오미와 며느리 룻은 너무나도 힘겹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려운 시간을 겪고 난 후에 룻은 보아스의 아내가 되었으며 다윗의 고조 할머니가 되는 은혜를 얻게 됩니다. 물론 실패는 부정적이고 힘든 일이기에 누구라도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개그맨이면서 요식업 경영인과 강사인 고명환 씨는 30대에 경험한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죽음 직전까지 가는 사투와 생사를 넘나들던 그 순간에 그는 ‘나는 마땅히 살아야 할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이후로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사는 마음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이끌어 가는 인생을 후회 없이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넉넉하고 여유도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 번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은 떠날 수 있는 것인가요? 물론 한 번 택하신 하나님의 구원은 번복되거나 사라질 수 없습니다. 구원은 사람의 결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은 어려움과 고난을 만나면 인생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멈추지 않습니다. 실패나 고난을 겪을지라도 우리의 눈을 하나님께로 향한다면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사랑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은혜가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떠난 것이 아니라 가려진 것입니다. 언제든 하나님을 구하고 찾으면 하나님은 우리를 만나주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