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8살 먹은 딸 하주가 우리 교회 홈페이지를 보면서 종이에 숫자를 열심히 적고 있었습니다. 뭘 하는지 유심히 보았더니 자기 얼굴이 우리 교회 주보에 나온 것을 체크하면서 그 횟수를 적고 있었습니다. 웃음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두드러지고 싶어한다는 것에 조금 놀랬습니다. 우리 사람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잘나고 싶고, 앞서고 싶고, 높아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반대로 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라고요. 큰 사람이 되고 싶다면 섬기라는 말씀입니다.
야곱의 열 두 아들 중에서 유다는 넷째였지만 아버지 야곱 앞에서 생명을 걸고 막내 베냐민을 지키겠다는 진실을 보였었고, 총리 요셉 앞에서도 목숨을 걸고 장남의 역할을 했습니다. 총리 요셉이 막내만 종으로 남고 다른 형제들은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유다는 아버지의 애통한 처지를 말하면서 자신이 종으로 남겠다고 간곡히 청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요셉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유다는 자신의 심정을 포장하거나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말했습니다. 만일 유다가 거짓말했거나, 책임을 회피했다면 요셉의 마음이 열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다른 큰 형벌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유다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자면, 그는 아버지와 형제들과 막내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그는 형제들과 아버지를 섬기는 자가 되었습니다.
나는 유다를 '섬기는 자'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성경에서는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하면서 섬기는 자가 큰 자라고 말씀합니다. 어느 날 제자들 사이에 누가 크냐 하는 다툼이 났을 때에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의 임금들은 그들을 주관하며 그 집권자들은 은인이라 칭함을 받으나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 .....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22:25~27)고 하셨습니다.
성경의 약속처럼 유다의 헌신적인 섬김은 그를 큰 자로 만들었습니다. 유다와 관련된 복은 많이 있습니다. 야곱이 죽기 전에 유언한 축복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네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버지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유다 지파는 야곱의 축복처럼 모든 지파를 대표하며 다스리는 지파가 되었습니다. 유다 지파에서 실로인 ‘화평을 가져오는 자’인 다윗 왕과 예수 그리스도가 배출되었습니다.
총리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가족을 애굽으로 초청하게 되고 그들은 애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 때에 야곱의 가족 숫자가 70여 명이었습니다. 그들이 애굽에서 4백 년을 지낸 후에 출애굽을 하게 되면서 장정이 60만 명이 되었는데 20세 이상 싸움에 나갈만한 남자의 수가 유다 지파는 74,6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르우벤 지파는 56,500명이었으며, 베냐민 지파는 35,400명으로 유다 지파의 절반도 안 되었습니다. 여호수아를 통해서 가나안 땅을 분배할 때에도 유다 지파는 다른 지파에 비해서 넓은 땅을 차지하였던 것을 봅니다. 결국 다른 지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유다 지파만 남게 되었습니다. 유다는 유대인들의 조상이 되었으며,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재건하였고 위대한 왕 다윗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유다가 축복의 조상이 된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이지만, 유다는 자신을 헌신적으로 희생하였으며 형제들과 아버지를 섬겼던 자였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나는 말씀과 기도로 성도를 섬기는 목회자입니다. 물론 목회로 사람을 섬기지만 목요전도를 마치고 자주 성도들에게 원두커피를 내려 드립니다. 그리고 토요일과 주일에는 교역자들과 함께 예배당 청소를 하면서 성도를 섬깁니다. 성도들도 청소와 주방 봉사로 섬기며, 성가대와 찬양팀과 교사로 섬깁니다. 꽃을 가끔 가져와서 예배당을 아름답게 꾸미는 손길도 있으며, 많은 성도들이 보이지 않는 섬김을 하고 있습니다. 섬김을 해야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겁니다. 신앙생활이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섬기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사람과 섞이기도 싫고, 상처 받기 싫고, 봉사도 부담스럽다고 하면서 예배만 드리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바른 신앙생활이 아닙니다. 섬기는 것과 낮아지는 것이 좋은 신앙입니다. 사회는 섬기는 자가 많아야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사랑합니다.
목요전도후에 목사님이 내려주시는 커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