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때로 기억합니다. 지하철에서 한 여학생이 내게 다가왔습니다. 키가 크고 얼굴도 밉지 않았습니다. 옷을 세련되게 입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말을 할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도를 아십니까?” ‘이건 뭐야’ 한 순간에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입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옆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 자리를 빨리 피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道)를 닦습니다. 산이나 사찰, 사원에서 도를 닦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식이나 철학으로 도를 이루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과 권력과 명예로 도를 이루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도를 이루었다고 하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도를 닦지만 도가 잘 안 닦여집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으로 이끌고 오셔서 저 민족들을 쫓아내게 하신 것은 우리가 행한 모든 착한 행실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사실 그것은 저 민족들이 악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기까지 온 것은 여러분이 행한 착한 행실 때문도 아니고, 여러분이 쌓아 올린 고상한 행위 때문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저 민족들을 여러분 앞에서 쫓아내시려는 이유는, 그들이 몹시도 사악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것은 여러분의 조상,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시려는 것입니다”(신9:4~5, message성경)
이스라엘 백성이 얻게 될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그곳은 시내와 강이 흐르고, 샘과 호수가 있고, 산에서 물이 흘러내려 골짜기로 흐르는 땅입니다. 그곳은 밀과 보리,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 올리브기름과 꿀이 풍성하게 생산되는 땅입니다. 먹을 것이 모자라지 않고,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땅입니다. 돌에서는 철을 얻고, 산에서는 구리를 캐낼 수 있는 땅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성읍들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 성읍들은 크고, 성벽은 하늘에 닿을 정도로 견고한 성입니다. 무너뜨릴 수 없는 성읍을 얻게 됩니다. 더군다나 가나안에 거하는 강하고 힘센 족속들을 쫓아낼 것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렇게 좋은 땅과 산물들을 얻는 것이 그들의 공의와 정직함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가나안 족속들의 악함 때문이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조상들에게 한 약속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결코 오해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이 하나님이 주신 것들입니다. 우리가 정직하고 의로워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말미암은 것은 없습니다. 생명은 우리로 말미암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에게서 말미암았으며, 부모님은 또 그 분들의 부모님으로 말미암았습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태어났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라고 어떤 사람이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주가 생성될 확률)×(지구가 생성될 확률)×(생명체가 발생할 확률)×(인간이 생겨날 확률)×(나의 부모가 태어날 확률)×(나의 부모가 만나게 될 확률)×(나를 구성하는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날 확률)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확률은 거의 계산할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아니고는 생명이 태어날 수 없다고 말해야 맞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지 않은 만물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로 말미암지 않은 지혜와 건강과 지식과 감정과 의지와 열정과 자유를 가졌습니다. 우리의 가족들과 만나는 사람들도 우리로 말미암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로 말미암았습니다. 생명, 일, 성공, 재물, 명예, 권력 등 모두가 그렇습니다. 전부 하나님께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들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자신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릅니다. 자신이 특별한 은혜를 받았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래서 비교하면서 원망하거나, 아니면 우쭐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의 지력과 노력으로 얻은 것들도 있습니다. 행운도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들 역시 하나님이 주셨기 때문에 얻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 했던 도(道)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세상에 예수가 오셨습니다. 예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예수는 자신이 길(道)이라고 한 유일한 분입니다. 자신을 통해서만 하나님 아버지께로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자신을 통해서만 道를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가 와서 직접 道가 되었습니다. 예수를 믿기 만하면 그 道를 통해서 하나님께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만이 유일한 길(道)이 되는 이유입니다. 예수를 믿으면 도(道)를 득(得)하게 됩니다. 즉 득도(得道)하게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