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살면 살수록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사람이 돈과 지식과 권력이 있거나, 너무 똑똑하면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잘 알고 인정하면서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다른 사람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한 여인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할 줄 알았습니다. 물론 배운 것도 없고, 힘도 없는 기생이었기에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기 쉬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여호수아는 요단강 건너편 여리고 성을 살피려고 두 사람의 정탐꾼을 보냈습니다. 그들은 여리고성으로 들어가 라합이라 하는 기생의 집에 유숙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여리고 왕은 라합의 집에 군사를 보내어서 그들을 체포하게 했습니다. 군사들이 라합의 집에 들어 닥칩니다. 라합은 두 사람의 정탐꾼을 이미 지붕 위에 숨겼습니다. 그리고 왕의 군사들에게 말했습니다. “아하! 그 사람들이 왔었지요. 그런데 그들이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어두워지고 성문을 닫을 때쯤 나갔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지금 급히 따라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 어서 따라 가보십시오!”라고 기지를 발휘해서 군사들을 따돌렸습니다. 구사일생으로 두 정탐꾼은 살게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살게 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정탐꾼에게 했던 기생 라합의 고백입니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우리가 너희를 심히 두려워하고 이 땅 주민들이 다 너희 앞에서 간담이 녹나니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 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너희가 요단 저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행한 일 곧 그들을 전멸시킨 일을 우리가 들었음이니라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로 말미암아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수2:9~11)
라합은 소문으로만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홍해 도하 사건과 요단 동편 여러 족속들의 전멸 소식, 그리고 애굽과 광야에서의 사건들을 들었습니다. 듣기만 했어도 라합과 가나안의 많은 사람들은 두려워했습니다. 그런데 라합은 두려워한 것에 끝나지 않고 인정했습니다. 우선 라합은 자신이 힘없고 연약한 사람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정탐꾼들에게 자신과 가족들을 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차라리 가진 것이 없는 것이 낫습니다. 가진 것 때문에 그것을 자기가 이루었으며, 자기의 자랑이고 교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땀 흘려 얻은 돈과 성공과 성취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과 지식과 건강을 허락하셔야 얻을 수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합이 정말 별 볼 일 없어서 인정하기 쉬었을까요? 물론 기득권, 힘, 돈, 지식, 권력을 갖고 있다는 똑똑하고 잘 난 사람들이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힘없고 가진 것이 없다고 자신의 연약함을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을 보면 여전히 자신은 할 수 있다고, 보란 듯이 해보겠다고 하는 거짓된 생각에 속아서 살고 있습니다. 대박을 꿈꾸면서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계속 돈을 잃어도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도박에 손을 댑니다. 사람은 무능하고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하나님의 은혜가 시작됩니다.
라합은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는 놀라운 고백을 했습니다. 라합 만이 아니라 가나안 사람들과 여리고 사람들도 그 소문을 다 들었습니다. 그러나 라합은 순전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인정했기에 라합은 담대하게 실행에 옮겼습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라합은 두 정탐꾼의 생명을 살리면서 동시에 자신과 가족들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그 핵심은 여호와가 하나님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여호와가 이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으며, 다스리시며, 통치하심을 믿는 것입니다. 여호와가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며, 나를 다스리시고 선하게 인도하시는 아버지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여호와가 나를 단련시키시고 성숙하게 하시고 정의를 행하시고 상을 주시는 분임을 믿는 것입니다. 여호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며, 나를 상속자로 삼아주셨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 믿음이 있으면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걱정하고 근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지 못할 이유도, 용서하거나 용납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믿음이 있으면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습니까? 믿음을 구하면 됩니다. 여호와가 하나님이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