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으로서는 쉽지 않은 정복 전쟁을 해야 합니다. 가나안 족속들은 철 병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낙 자손과 같은 장대한 거인들이 살고 있고, 야만적이고 싸움하기를 좋아하는 족속들이 살고 있는 가나안땅입니다. 이제 요단강을 건너서 첫 번째 성읍인 여리고를 정복해야 합니다. 여리고성은 굳게 닫혀 있었고 출입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여리고는 요단 강 동쪽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넓고 비옥한 평원을 지키기 위한 경제·전략적 가치 때문에 B.C. 7~8천 년경에 이미 이곳에 성읍이 세워져서 인류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성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 안과 밖에 1~2만 명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량이 풍부하여 분당 4,000리터 이상의 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었습니다. 여리고성은 높이 7m, 두께 6미터가 넘는 방어벽으로 에워싸인 약 3만 6천여 평의 경사진 곳에 세워진 견고한 성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문을 굳게 걸어 잠가서 요새화된 성을 함락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역사에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무찔렀던 행주산성 전투가 있습니다. 아낙네들이 긴 치마를 잘라서 짧게 입고 돌을 날라 던져서 왜군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스라엘 역사에는 사마리아성과 예루살렘성의 항전이 있습니다. 히스기야는 탁월한 군사적 지략으로 성 밖에 있는 물줄기를 막고, 물을 지하터널을 통해 성안으로 흐르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루살렘은 장기간의 포위상태에서도 물과 양식을 비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로마에 점령당할 때에 맛사다라는 성에서 960명의 유대인들이 2년 이상을 로마군에 항전했던 역사도 있습니다. 이처럼 성을 정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여리고성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버티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성을 그냥 지나치거나, 가나안 연합군의 힘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무찌를 수 있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리고성 전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여호와의 법궤를 중심으로, 앞에는 양각 나팔을 부는 일곱 명의 제사장들이 앞장서게 했습니다. 제사장들 앞에는 군사들이 행진을 했습니다. 법궤 뒤에는 또 다른 군사들과 제사장들이 따라서 행진을 했습니다. 7일 동안 여리고성을 돌았습니다. 6일 동안은 한 바퀴씩만 돌았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침묵하면서 돌았습니다. 그렇게 돌기만 하고 다시 진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7일째 되는 날은 일곱 바퀴를 돌았습니다. 제사장들이 나팔을 소리 내어서 불렀습니다. 여호수아의 명령에 따라서 백성들이 큰 소리로 외치자 성벽이 무너졌습니다. 이처럼 여리고성 정복은 칼과 창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쟁 같지도 않게 끝나버렸습니다.
여리고성 정복은 하나님께서 하게 하셨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나팔 소리와 외치는 소리에 견고한 여리고성이 무너질 수 있겠습니까? 어떤 학자들은 백성들의 외치는 소리가 진자운동이 되어서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고 하기도 하지만, 성경을 너무 과학적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하나님의 전쟁은 무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의 순종과 성결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홍해를 건너고 요단강을 건넌 사건처럼 말입니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여리고성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여호수아는 여리고성을 얻게 될 것을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믿음으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몇 가지 명령을 했습니다. 모든 물건을 여호와께 바치라, 기생 라합과 가족들을 살리라,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취하면 화를 당하리라, 은금동철과 기구들은 다 하나님께 구별될 것이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여리고성을 정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이런 명령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가장 중요한 신앙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여호와께서 주셨느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고백이 왜 중요할까요?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다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리고성을 하나님께서 주셨으므로 그 성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고백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방법대로 여리고성을 정복하고 취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모습은 하나님이 만물의 주관자이시며 내 인생의 주인이시라는 실제적인 고백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장 핵심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고 행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가장 핵심은 무엇일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이 나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거기에서 나타나고 드러납니다. 예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심을 고백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아니 거의 매일 부딪치는 질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몸과 마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그 일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그 질문 앞에서 내 생각과 예수님의 뜻이 충돌하는 것은 예수님의 다스림을 받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질문 앞에서 내가 주인인가, 예수님이 주인인가를 생각해보십시요. 예수님이 주인이라고 고백하면 갈등도 없을 텐데, 내가 주인이 되려고 하니까 갈등과 고민이 됩니다. 돈과 시간과 힘과 생명을 하나님께서 맡겨 주셨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잘못된 결정을 해버립니다. 맡겨 주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순종할 때에 그 분이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