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한 논문이 저명한 과학 저널인 “CELL”에 실렸습니다.
“번식하는 인공생명체”에 관한 글과 영상, 사진이었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가지고 ‘신의 영역’에 인간이 발을 디뎠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과연 과학 발전의 끝은 인간이 신이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신을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요?
과학이 발달 되면 종교는 사라지게 될까요?
논리가 늘어갈 수록 ‘하나님의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 것일까요?
‘신학자의 과학 산책’을 통해 과학과 하나님의 관계에 대해서 어렴풋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진리와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과학,
신앙인들의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기에 충분한 이 책은 종교와 과학의 큰 주제들을 연관시켜 다루어줍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둘의 영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도 제시합니다.
단순하게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 수준의 편가르기를 하던 저에게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불러일으킨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입니다.
책에서 각각 한 챕터씩 할애하여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이 두 이론은 서로 합쳐지지 않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에서는 상대성이론이,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이 아주 정교하게 작용하고 있으나 둘은 서로 모순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면이 부족하니, 책의 표현을 빌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님의 창조는 여전히 신비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의 창조는 ‘늘’ 신비의 영역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빅뱅 이전에,
시공간의 개념이 없던 때를 인간의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여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과학은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시공간 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법칙들로
우리의 인생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분명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과학이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인간이 머무는 이 우주라는 차원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만 알아갈 뿐입니다.
책을 덮으며 한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하나님께서 마련한 마당에서 인간이 뛰놀며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마당에서 와서 마당으로 돌아가~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은 우리가 머무는 이 마당의 구성을 벗어나지 못해”
신이 없는 과학은 인간의 기원을 이 정도로 논할 수 있겠지만, 목적을 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께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간다”
그러나 하나님을 가진 ‘기독교’는 인간의 기원과 목적, 시작과 마지막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과 종교의 근본적인 차이는 거기서 나오는 것입니다.
본서를 통해서 ‘마지막, 완성의 상태는 무엇일까?’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과 끝의 그 사이는 흥미진진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까?’ 하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게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에게 인과는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진정한 처음과 끝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흥미진진하게 밝혀나가고 채워나가야 하는 것은, 처음과 끝이 아니라 ‘그 사이에 알게 되는 모든 것’ 이지 않을까요.
과학과 종교에 관하여 진중한 고민을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이 분명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