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떠납니다』, 이석진, 생명의 말씀사, 2021.8
『그래도 우리는 떠납니다』 책은 서울광염교회 부담임목사이자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국장으로 섬기는
이석진 목사님이 국내외 여러 재난구호현장을 다니면서 경험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왜 긴급재난구호를 가야하는지,
재난 현장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방법으로 나아가야 할지,
지진과 태풍으로 도로가 붕괴되어 길이 막혔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길을 내셨는지,
재난을 당한 나라의 상황과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위로해주고 나아가야 할지,
비행기 표를 놓치고, 불가피하게 다른 길로 갔을 때 하나님의 어떤 계획이 준비 되었는지,
하나님께서 어떻게 돕는 사람들을 붙여주시고 만나게 하셨는지,
하나님께서 상황과 길을 열어주시고, 필요한 것을 준비해주시고,
돕는 손길을 베풀어주시는 다양한 경험이 담긴 여행 에세이 이다.
책 본문 중에는 긴급구호 여행을 하는 이유가 나타나 있다.
"재난은 불행하고 힘든 시간이다.
그래서 없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소망은 있다.
특별히 그들이 가 본적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먼 나라,
대한민국의 교회가 그들을 기억하고 왔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기적이고 세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사랑이다.
이 사랑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한국 교회는 힘을 다하고 있다" (p.104)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의 해외구호는 가보지 못했지만,
국내에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수해를 입은 대구와 동두천, 진도, 태안기름유출 현장에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에는 굳이 이렇게까지 시간과 물질을 쏟으며 구호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구호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왜 교회가 앞장서서 구호를 하고 구제를 해야는지' 깨닫게 되었고,
이제는 위의 글이 공감이 될 수밖에 없다.
책 마지막 부분에 조현삼 목사님이 이석진 목사님에게 시계를 사주는 장면이 가슴에 와닿았다.
태풍 사이클론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미얀마의 현장과 그 사람들의 많은 시신을 보고 남았을 그 아픈 흔적에서
기분을 전환시켜주기 위해 공항에서 멋진 시계를 사주는 장면이다.
예전에 교구를 맡으면서 중환자실과 장례식을 많이 다녀오면서 우울한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나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시면서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는 상황에서 빠져나오라"고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최주희 전도사님의 마음과 오버랩이 된다.
책을 읽는 독자는 현장을 가지 못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실제 현장에 나가 있는 듯한 감동을 받게 되며,
이 목사님이 재치있는 글이 적잖은 미소도 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