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추천해 드리는 두 번째 책인데, 본의 아니게도 '그레고리 빌'이라는 동일한 신학자의 책이네요^^
저자는 신약학자임에도 신구약성경 모두를 아주 심도 있게 관찰하고 해석하여 성경 외의 자료와 문헌까지 함께 고찰한 그가 쓴 책들은 사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어느 독자에게든 아주 깊은 깨우침을 주는 귀한 신학자입니다.
본서는 그래도 저번에 추천해 드린 <예배자인가, 우상숭배자인가?>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읽기를 권할 수 있는 이유는 분량이 그 절반에도 못 미치게 얇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루는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음은 이 책을 소장해야 하는 큰 이유입니다. 한 번 읽고 마는 흥미 위주의 책이 아니라 여러번 곱씹어 읽을 때 마치 오래 끓인 국처럼 진국을 맛보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서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1장 하나님은 사람을 그의 죄에 근거해 심판하신다
2장 사람은 자신이 섬기는 우상을 닮는다
3장 구원의 역설
4장 기독교인의 삶: 능력은 약함에서 온전해진다
5장 보이지 않는 진실에 대한 믿음은 겉모습에 대한 믿음과 반대된다
6장 종말론의 역설
우리는 성경을 읽다가 목에 턱턱 걸리는 것 같은 순간을 숱하게 겪습니다.
이를테면 수많은 '역설'적인 상황과 그 상황 앞에 고통을 겪는 의인들, 반대로 수많은 악인들이 승승장구하는 것 같은 모습들까지도 우리는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그 상황 앞에 우리는 "하나님은 과연 정의로우십니까?"라는 신정론(神正論)의 질문을 성경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끝없이 하나님께 던집니다.
그러한 심오한 질문에 대한 아주 놀라운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책이 바로 본서라고 생각합니다.
본서는 철학을 인용하지 않고, 인간심리학이라든가 사회학의 어떤 책들을 인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직하게 성경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리고 그 성경 속에서 '역설'적인 복음의 신비를 우리가 만나게 합니다.
악인은 심판의 형벌로, 의인은 의의 상급으로 갚아주시는 '반전'의 하나님을 만나게 합니다.
사실 이 소주제들은 저자의 다른 명저들의 엑기스만을 본 주제에 맞게 정리해서 소개한 것입니다.
1, 2장은 저자의 책 <예배자인가, 우상숭배자인가?>의 저자의 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3-5장은 저자의 다른 책 <신약성경신학>과
6장의 경우 저자가 탁월한 명성을 얻게 된 <NIGTC 요한계시록> 주석의 중요 부분만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기회가 되신다면 읽기를 권하지만 가격이나 분량이나 만만한 책들이 아닙니다;;).
이러한 두꺼운 책들을 우리가 다 읽을 수 없지만 얇게 핵심만을 잘 정리한 본서이기에 일반 독자들인 우리 성도님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본서는 SSBT라는 시리즈물 중의 한 권으로, SSBT는 Short Studies in Biblical Theory의 약자입니다. 번역한다면 '성경신학의 짧은 연구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리즈는 저마다 각 분야의 최고 성경 권위자들이 일반 그리스도인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성경을 하나의 '주제'로 살펴보는 책들이 지금 부흥과개혁사라는 출판사를 통해 계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물에 속한 다른 책들도 저는 적극 읽으시라 권하고 싶은 것이, 각 분야에서 최고로 권위 있는 학자이면서도 매우 건전하고 보수적인 신학을 갖고 있는 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성경을 어려운 책으로만 여기고 덮어놓거나, 그저 다독하는 차원으로 만족하지 마시고 성경을 읽고 씹고 맛보며 풍부한 맛을 느끼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