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2천 만명 정도 되는 시리아인들의 절반이 난민이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집과 고향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기근과 헐벗음으로 시리아인들이 크게 고통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그리고 IS와의 내전 때문에 고향에서 살 수 없어 시리아 국민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자기 나라를 도망쳐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경 지대인 터키와 요르단, 그리고 중동의 나라들은 큰 곤혹을 치루고 있으며, 중동권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인해서 난민들의 인권과 존엄성은 무참히 밟히고 있으며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에는 터키의 한 해안에서 발견된 4살 먹은 시리아 난민 아이 쿠루디의 시체를 보고 전 세계가 참담함에 빠졌었습니다. 그래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난민들을 분담해서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 일치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물밀 듯이 밀려오는 시리아 난민들을 유럽의 몇 개 국가에서 감당하기에는 큰 짐이 되어 버렸습니다. 급기야 유럽에서도 국경을 통제하게 되면서 터키를 거쳐서 유럽으로 건너가는 마케도니아와 발칸 반도의 나라들도 국경을 봉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관문인 터키와 그리스 및 시리아 주변국에서 수십 만 명이나 되는 난민들이 꼼짝없이 갇혀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생명과 존엄성은 분명히 지켜져야 합니다.
그저께(3/14) 월요일이었지만 오문희 집사님 시모님이 돌아가셔서 순 식구들과 함께 장례식을 다녀온 후에 집에서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에서 시리아 난민을 돕는 사역을 위해서 그리스 데살로니가로 봉사단을 파견하게 되는데 함께 갈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습니다. 마침 지난 주일에는 거룩과 자비에 대한 설교를 하면서 하나님의 자비를 받아서 거룩한 자가 되어진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 있는 절기 구제 사역과 샬롬회,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 위해서 온 나그네 된 외국인 근로자들을 도운 것들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부활절에는 탈북자들을 돕고 또 다른 구제 사역을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구제와 자비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있던 차에 시리아 난민을 돕는 사역의 다급한 요청이 있어서 그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이번에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서 일주일간 그리스 데살로니가에 우리 교회 대표로 다녀옵니다. 십여 년을 그리스 데살로니가에서 집시 사역을 하고 있던 김수길 선교사님이 그곳에 계십니다. 그분은 벌써부터 데살로니가로 넘어오는 수많은 난민들을 위해서 먹을 것과 생필품 등을 나누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 국민일보에 실렸던 김선교사님의 시리아 난민 사역을 접하면서 우리 교회도 어떻게 도울까를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오늘(3/16) 수요예배를 마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아부다비와 아테네를 경유해서 데살로니가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행시간과 두 차례의 환승과 대기시간까지 해서 가는데만 무려 24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쉽지 않은 일정입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3천 만 원의 구호금을 들고 갑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성도들이 드리게 될 부활절기헌금 중에서 150만 원 정도를 하나님의 명령과 감동에 따라서 현장에서 집행하기 위해서 가져갑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지는 현장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려고 합니다. 물론 난민들을 위한 생필품, 쌀, 먹을 것, 생수, 담요나 텐트 등은 그들에게는 생명을 지켜주는 필수품일 것입니다. 지난 번에 국민일보에서 읽었던 김선교사님의 기사 중에서, 여성용품을 나누어 주었더니 시리아 난민 여성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너무나도 감격스러워했다는 내용이 기억납니다. 현장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실지 기도하며 나아갑니다.
사진으로 보는 난민들과 난민촌의 처참한 광경이 눈에 그려집니다. 수 년 전에 중남미의 아이티를 갔을 때에, 진흙으로 만든 빵을 먹고 시궁창인지 사람 사는 곳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마을에서 살고 있던 아이티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케냐의 키베라와 가리오방기에서 산처럼 큰 쓰레기 더미에서 하루 종일 무언가를 뒤지고 다니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시리아 난민들이 집과 고향을 떠나와서 얼마나 큰 아픔과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을지 상상은 되지만 현장에서 보게 될 그 처참함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구호나 재난 현장에 가면 힘이 들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잠도 잘 못 자고 잘 못 먹기도 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도 그렇지만,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무엇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제물품을 나누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나 소요들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 일들을 몇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알고 있습니다. 기도해주세요. 안전하게 다녀오도록, 함께 가는 봉사단원들이 한 팀이 되도록, 그리고 난민들의 가장 필요한 것을 도울 수 있도록 꼭 기도 부탁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강가에 그려지 쿠르디의 벽화
<출처> http://www.newsis.com/pict_detail/view.html?pict_id=NISI20160314_001146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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