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일을 열어보니 인도네시아에서 편지 한 통이 왔습니다.
우리는 작년 추수감사절에 암으로 투병하는 인도네시아 선교사님을 위로하고 도왔었지요.
여전히 아내가 암으로 투병하고 있지만, 복음과 말씀에 대한 확신에 찬 내용이었습니다.
무슬림들에게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진정성 있는 복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마음을 울리는 편지였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서 아래에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 아래 .................................................
다시 인도네시아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열흘’을 머물게 됩니다.
이번에는 혼자 갑니다.
레스투 선교사를 두고 가는 게 마음이 걸리지만, 주께서 지켜주실 줄 믿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리니,
저희 팀(TIM) 본부장님이신 도육환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레스투 선교사에게 무슨 일이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세요.
본부연락처 뿐 아니라, 내 전화번호 아니면 아내 전화번호를 줘서,
언제든 무슨 일이든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없이 연락하라고 하세요”
아픈 아내 곁을 단지 열흘을 비우는 것인데,
단체에 속한 선교사 수백 명을 돌보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정말 마음이 따뜻해 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저희를 믿고 현장에서 훈련하고 사역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P지역에서, L지역에서, M지역에서, B지역에서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주로 어떤 말을 하는 지도요...
같이 동역하는 선교사님들과 함께 저희들 역시,
그분들이 의지하고 머물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생활비 때문에 고민하지 않도록 해주고,
아프면 걱정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아내가 아파서 저희 가정이 한국에 나와 있는 동안에도,
그분들은 충성스럽게 주님을 섬겼습니다.
지난 달 잠시 방문했을 때, 두 형제가 절 찾아왔습니다.
지난 5개월간 무슬림 형제와 성경을 꾸준히 읽고 있었는데,
그 무슬림 형제에게 세례를 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이면, 정확히 저희가 인도네시아에 없던 때였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나라를 저희를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 동역자들을 통해서 세워 가신다고 확신합니다.
내가 아니라 우리의 동역 자들이 그 분 나라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가면 그분들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지난 번 들어갔을 때, 드림팀이라는 의료팀과 같이 갔었는데,
아웃리치를 마치며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족식을 가졌었습니다.
세족식을 진행하는 데, B지역 사역자분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부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일 제 발을 씻겨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도저히 그것을 받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씻길 자격도, 그분들의 섬김을 받을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향한 그분들의 충성된 삶에 비해,
저희들의 섬김은 너무나도 보잘 것 없는 거 같습니다.
주님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잘 섬길 수 있는 지혜와 능력, 그리고 진실로 겸손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내 안에 없는 그것들을,
주께서, 성령께서 빚어 있게 하고, 넘치게 해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어려운 일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결코 쉬운 일만도 아닙니다.
사역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꼭 무슬림만 만나라고 합니다.
하루도 빼놓지 말고 무슬림을 꼭 만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먼저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나누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무슬림들에게 배우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무슬림들은 전도자들에게 최고의 선생이기도합니다.
수없이 실패하는 일 없이, 결코 좋은 전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실패 할수록,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며,
그 실패가 사역들에게 말씀에 대한 깊은 갈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빨렘방에서 무슬림을 섬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저는 그동안 아주 단순한 것들을 요구해 왔습니다.
“매일 무슬림들을 만나고, 매일 말씀을 가지고 씨름하십시오.
그리고 늘 ‘왜’라고 물으십시오?
왜 그 사람이 오늘 복음을 거부했는지에 대한 답을 말씀에서 찾으십시오.
말씀을 읽을 때, 늘 무슬림들을 생각하십시오.
어떻게 이 말씀을 그들에게 설명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내일 또 나가십시오“
제가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무슬림 전도에 있어서 왕도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건 돈의 문제도 아니고, 전도 방법론이나,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 인도네시아 사람이라고 해서 무슬림에게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무슬림으로 태어나 회심한 무슬림이라 할지라도,
다른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답은 ‘말씀’에 있습니다.
이슬람의 경전을 통째로 다 외우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성경, 즉 말씀을 아는 것이 답입니다.
말씀을 아는 자만이, 능력 있는 전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으로 무슬림들의 마음과 정서에까지 다다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을 말씀으로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전도자와 피전도자인 무슬림들과의 관계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전도자는,
말씀으로 ‘무슬림과 하나님의 관계’를 새롭게 해줄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럴 때 많은 무슬림들이 성경을 거부하지 않는 것을 봐왔습니다.
교회에 가겠다고,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성경을 읽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는 무슬림들을 봐 왔습니다.
이런 사역자들을 많이 세우고 싶습니다.
같이 동역하는 선교사님들과 이런 사역자들을 세우는 일에 매진하고,
그분들이 언제나 기대고 쉼을 얻을 수 있는 동료로 남아주고 싶습니다.
이번에 다녀오면 당분간을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이번 방문 길에 아이들도 한국으로 같이 나옵니다.
저희 사정상 아이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어제 아이들 기도제목을 보니,
“빨렘방에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도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학교를 너무 자주 옮겨야 했습니다.
이번에 옮기면 6번째가 되는 거 같습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친구들을 잃는 것이 싫은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이제 아이들이 학교를 옮기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거 같습니다.
이번 방문 중, 22-24일은 동역하는 선생님들과 모임을 갖게 됩니다.
제가 당분간 한국에 나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빨렘방에서 동역하는 선생님들과 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올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합니다.
평강을 빕니다.
주께서 여러분 모두에게 힘주시고 능력주시고,
삶의 모든 일에 가장 선한 길을 보여주시길 기도합니다.
박재성 & 레스투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