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 모두가 국가의 결정권을 가지고 행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대통령이나 총리, 그리고 국회의원 등을 통해서 개인의 입장을 대표하도록 하고 있죠. 뽑혀진 대표자들로 하여금 나라의 중요한 결정을 하도록 위임하는 것이죠.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국민투표를 하지는 않습니다. 신속하지도 못할뿐더러, 사안에 대한 전문성 등을 모든 국민이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그렇겠지요. 그렇기에 대표자로 선출된 사람들에게 위임을 하며, 그 결정을 개인이 어기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볼 때도 대표성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인간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영적인 이야기입니다.
성경의 대표성은 로마서 5장 12-14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 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예표)이라” 인간의 첫 대표였던 아담으로 인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담은 모든 인간의 대표였습니다. ‘애초에 나의 대표로 선택하지 않았어’라고 한다면, 생각해볼까요? 누구를 하나님 앞에 대표로 뽑아서 내보내려고 했나요? 글쎄요, 하나님 앞에 적합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으시죠. 또한 우리 스스로는 하나님 앞에 마주하기에 확실한 자격을 가지고 있을까요?
하나님의 창조와 선택을 우린 존중할 수밖에 없지요. 우리가 아담의 대표성을 벗어나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교만입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대표를 통해서 우리와 상대하신다는 진리는 정말이지 최고의 소식입니다. 한 사람으로 죄가 들어왔으면, 한 사람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를 성경적으로 ‘언약적 대표성’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아담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행동 때문에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여기심을 받게 됩니다. 아담의 대표성은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과 아담은 극명한 차이점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 곧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롬5:15) 아담과 예수님은 마음 속 동기가 다르고, 행동이 본질적으로 다르지요. 아담의 행위는 범죄이며 죽음을 초래했지만, 예수님의 행위는 희생과 순종이며 선물을 더욱 넘치게 주십니다. 더 나아가서 둘의 능력 범위가 완전히 다릅니다.
예수께서는 아담을 월등하게 넘으셔서 우리를 의로움과 생명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또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판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정죄에 이르렀으나 은사는 많은 범죄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롬5:16)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5:18)
또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롬5:17) 아담으로 인해 사망에게 ‘종노릇’ 하였던 우리가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하는 존재로 바뀌었다고요. 죄의 다스림을 받던 존재에서 세상을 다스리는 존재로 달라진 것입니다. 죽음과 생명의 가장 궁극적인 차이는 생명은 우리에게 죄를 이기는 놀라운 능력을 준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의 대표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할 때, 우리는 최악의 왕에게서 벗어나서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 되는 것이죠. 이 모든 일은 한 사람에서 시작되고, 한 사람으로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서는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친다’(롬5:20)고 이야기합니다. 죄를 마음껏 지으란 말이 아닙니다. 왕 노릇하는 우리 자신이 여전히 연약하고 부족하고 죄의 본성이 있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자각할수록 은혜가 넘친다는 말입니다. 이런 은혜의 감격이 여러분에게 있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