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목적대로 쓰여야 합니다. 만약 세탁기를 김칫독으로 쓴다면 어떨까요? 고급 자동차를 창고로 쓴다면요? 얼마나 아깝고 아쉬운 일이겠어요. 사람도 은사대로 쓰임을 받아야 합니다. 의사는 몸을 치료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제빵사는 빵 만드는 일에 쓰임을 받습니다. 과학자가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인부로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문학도가 반도체 기술 연구원을 해야한다면 얼마나 맞지 않는 일인가요? 뭐든지 목적에 맞게 쓰여지고, 목적에 맞게 일해야 합니다. 그래야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을 하는 목적을 알고 결혼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결혼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나는 주례를 하면서 결혼하는 커플에게 꼭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결혼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입니다. 그 대답은 각각 다릅니다. 사랑하니까, 행복하려고, 이 사람의 이런 부분이 맘에 들어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사랑하니까 결혼했는데, 사랑의 감정은 식어집니다. 어떤 부분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그 부분이 부담되고, 싫어지고, 미워질 수도 있습니다. 밥하고, 빨래하고, 돈 벌고, 애 낳고, 자녀 기르는 일들에 묻혀버려서 결혼의 환상은 깨지고 맙니다. 일상에 지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심지어 ‘차라리 안 했으면 좋았을 걸, 왜 그 때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돌이킬 수만 있다면' 후회하기도 하고,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괴감에 빠져서 우울과 미움과 슬픔으로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의 목적을 모르고 결혼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막연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결혼을 합니다. '우리는 잘 될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린 예외일거야'라는 생각이 큰 오해였다고 깨닫게 됩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결혼을 사람에게 왜 주셨는지를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2:18) 하나님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은 아담을 위해서 특별한 일을 준비하십니다. “돕는 배필”을 지으십니다. 여기서 결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돕기 위해서입니다. 히브리적인 의미로 ‘돕는’은 하나님이 인간을 도울 때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돕는 것처럼 서로 도우라고 결혼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다릅니다. 더군다나 많은 시간을 서로 다른 가문과 환경에서 살다가 만납니다. 물론 처음에는 서로 다른 것 때문에 매력을 느낍니다. 처음엔 과묵하고 듬직해서 믿음직스럽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게 되니 느려터진데다가 말도 없으니까 답답하고 미치겠다고 합니다. 결혼 전에는 옆에서 재잘거리면서 바로 반응해주니까 사랑스러웠는데, 결혼 후에는 너무 시끄럽고, 변덕스럽고, 기다리질 못하니 피곤하다고 합니다. 청소도 안 하고, 입었던 옷을 아무데다 집어 던지고, 휴대폰이나 리모컨만 붙잡고 있는 모습이 꼴도 보기 싫어집니다. 취미도 많이 달라서 취미생활을 알아서 각자 하기도 합니다. 물론 조금씩 보완해서 맞추면서 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맞추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돕는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바로 몸의 구주시니라 그러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아내들도 범사에 자기 남편에게 복종할지니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5:22~25) 돕는다는 것이 큰 개념으로 보자면 남편은 아내를 사랑으로 돕는 것이며,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으로 돕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왠 조선시대냐고요? 서로 동등하고 평등한 세상이지 무슨 순종이냐고요? 동등하고 평등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역할의 차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남편이 하게 됩니다. 그 역할을 하는데 아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편 혼자서는 못합니다.
남편들은 아내에게 ‘당신이 나의 은인이야’ ‘당신의 말과 조언은 내게 꼭 필요해’ ‘나에게는 부모님과 애들보다 당신이 먼저야’라는 말로 소중하게 아껴주고, 보호해주는 사랑의 표현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내 생각은 이런데요, 당신의 결정에 따르겠어요’ ‘나는 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내게 최고의 남편이예요’라는 지지와 칭찬의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 말들을 통해서 남편을 순종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는 순종하는 아내가 가장 예뻐 보입니다. 아내에게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편이 가장 멋지게 보입니다. 사랑과 순종이라는 선순환이 행복한 가정의 비결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