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입니다. 나는 착하고 지혜롭고 신령한 목사이고 싶습니다. 제가 착하고 신령하게 보이나요? 지혜롭고 선해서 존경할만한 목사인가요? 내 안에 더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운전하다가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거나, 가야 할 길을 막고 있으면 화가 올라옵니다. 내 안에 분노와 정욕과 탐심과 음란과 거짓이 있습니다. 설교 잘 하고, 목회에 성공해서 사람들에게 박수 받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사람을 판단하려는 이기심이 있습니다. 나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내 지적인 무지함과 영적인 무능함 때문에 절망합니다. 목회를 하면서 관계의 무능함과 정서적인 무능함을 발견하고는 절망합니다. 나는 내 육체를 볼 때도 절망합니다. 코로나에 걸렸었고, 몇 년 전 탈장 수술을 하였고, 담낭용종으로 추적 관찰을 해야 합니다. 눈도 나빠지고, 체력도 저하되고, 운동 반응도 떨어지니 절망스럽습니다.
혹시 이런 분이 있습니까? 인생을 살면서 상처받아 마음이 찢겨진 분, 깨어질 대로 깨어지고 파산하고 건질 것도 없는 사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죽음 근처에서 서성여봤던 사람, 허탈하고 텅 빈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찌꺼기뿐인 분이 있습니까? 절망, 미움, 원망, 독기, 허탈, 복수, 포기, 살기가 있는 분이 있습니까? 사람이라면 무섭고, 구역질나고, 징그러운 분이 있습니까? 너무 외로워서 때론 지친 듯 흐느끼며 통곡하는 분, 자기 자신이 싫고, 징그럽고, 무섭고, 그것이 절망이 되어서 엎어져 있는 분, 주변에 사람도 없고, 창피하고 자존심이 다 망가져버린 분, 냄새나고 더러운 자신을 보면서 통곡하는 분, 자신이 싫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하는 분이 있습니까?
우리는 죄 앞에서 절망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부패함과 악함과 무능함과 무지함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나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죽어야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 앞에서 애통해야 합니다. 죄를 해결할 수 없으며, 죄에 실패하는 나를 보면서 애통해야 합니다. 지난 2월에 작고하신 한국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는 이어령 선생님을 알 것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이 십 수 년 전에 한 고백입니다. “처음 암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내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이 다 어디로 갈까, 글 쓰던 것은 다 어쩌지, 이 생각을 먼저 했다. 세상 모든 게 사라지고 죽음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알게 되는 것이다.” “슬픔을 느끼는 인간이 종교를 가질 수 있다. 지금 눈물 흘리는 사람이 크리스천이 될 사람이다. 어제까지는 슬펐지만 예수 믿고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서 생명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해져서 애통하는 자, 당신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절망하고 애통해하는 사람에게 예수의 생명이 찾아옵니다. 아파하고, 애통해하고, 슬퍼하고, 절망스러워하던 존재에게 구원이 다가옵니다. 죄가 의로우신 예수님에 부딪힙니다. 토하고 나면 속이 편해지고 안도감이 오는 것을 겪어보셨나요? 한 번 예수님과 부딪혀 보니 또 부딪히고 싶어집니다. 평안하니까, 안도감이 드니까, 그러고 나니 살 것 같으니까, 새로운 경험입니다. 그래서 의에 주리고 목이 마릅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사61:1~2)
묶임이 아닙니다. 갈등도 불안도 심판도 절망도 죽음도 아닙니다. 아무 것도 없이 다 토해낸 마음에 예수가 채워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복있는 사람이다’ ‘너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다’ ‘내가 너를 돌보겠다, 너는 내 아들이다, 너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다, 성도이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이것이 팔복입니다. 통곡하며 고통스러워하고 하나님 앞에서 고꾸라지더니 그것이 오히려 복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생기가 돌면서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절망하고 애통하면서 죽겠다고 하던 사람이 살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욕심이 생깁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니, 하나님을 닮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이제 평안해집니다. 참된 행복이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렇게 살면서 핍박을 받고, 오해를 사도 기쁠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고통과 절망을 겪어보았기에 겁날게 없습니다. 마음과 생각이 변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항복한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것이 행복하게 됩니다. 순종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죄에 대해 애통하며, 온유하여 하나님을 의지하며, 의에 목마르고, 타인을 긍휼히 여기고, 마음이 청결하며, 화평을 이루고, 의를 위해 박해를 받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에 나타나는 본질적인 모습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참모습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