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막막하면 어떻게 하십니까? 누군가 힘들게 하면 당신은 무엇을 하십니까?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익숙하게 해왔던 것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답답하면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합니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낚시를 하러 갑니다. 물론 일상에서는 취미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도가 지나쳐서 과거 습관이 발동해서 충동 쇼핑을 하거나, 과음을 하거나, 음란물을 본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지 못하고 더 큰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고향 갈릴리로 돌아왔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는 예루살렘에 있는데 스승을 버려두고 고향으로 온 것일까요? 예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문을 듣고도 고향 엠마오로 향하던 두 명의 제자들처럼 그들도 예수의 부활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갈릴리로 도망 온 것일까요? 사실 예수는 죽기 전에 부활을 예고하셨고 갈릴리에서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마26:31~32)
예수께서는 왜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셨을까요? 갈릴리는 예수와 제자들의 주 무대였습니다. 많은 기억과 흔적이 있는 곳입니다. 첫 번째 이적인 가나 혼인잔치를 비롯해서 귀신을 쫓아내고, 많은 병자들을 고치고, 오병이어 기적을 베풀고, 산상수훈을 가르쳤던 곳이 갈릴리입니다. 무엇보다도 제자들을 부르신 곳이 갈릴리였습니다. 갈릴리는 예수와 제자들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수의 말씀에 따라서 베드로를 포함한 일곱 명의 제자들은 갈릴리에 와서 스승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스승을 찾으려고 이리 저리 다녀보지 않았을까요? 조금 떨어진 가나에도 가보고, 오병이어 현장에도 가보고, 말씀을 가르치던 갈릴리 호숫가에도 가보고, 가버나움 회당에도 가보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께서는 갈릴리에 먼저 가겠다고 하시고는 어디로 가신 것일까요? 제자들은 답답하고 막막하여서 근심과 염려도 생겼을 것입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참지 못한 베드로가 나서서 한 마디 합니다.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제자들도 함께 가겠다고 나섭니다. 그들은 마냥 기다리는 것만 하기는 무력하게 느껴졌습니다.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 해왔던 것을 했습니다. 스승을 기다리지 못하고 과거에 익숙하고 쉬운 것을 택했습니다. 한 마디로 과거로 돌아간 것이지요. 제자들은 전에 늘 하던 물고기 잡이를 나섰습니다.
우리는 답답하고 막막하면 익숙한 것, 더 나쁘게는 옛날 하던 짓(?)을 하려고 합니다. 기다리지 못하고 저질러 버리는 잘못을 범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갈릴리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주님을 찾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답답하고 속상할 때 나도 전에는 자주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아주 가끔은 영화를 보다가도 스토리나 대사 속에서 답을 얻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훨씬 많은 경우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분전환을 한 것 같지만 더 답답하고 막막해졌습니다. 여가 생활을 위해서는 영화를 볼 수는 있지만, 영화관을 도피처로 삼아선 안 됩니다. 요즘은 답답할 때 혼자 예배당에 와서 하나님과 독대합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밤 새 고기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갈릴리바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왕년에 뱃사람들이었습니다.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3년 동안 예수를 따라 다녔지만, 그래도 물고기를 전혀 못 잡을 실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날이 새어갈 무렵 예수께서는 바닷가에 서서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제자들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계신 줄 알지 못했습니다. 멀리서 예수께서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물었습니다. 그들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예수께서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 말씀했습니다. 그들은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졌고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육지에 올라와보니 예수께서 숯불을 피우고 생선을 굽고 떡을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와서 조반을 먹으라”했습니다. 왜 기다리지 못하고 물고기를 잡으러 갔느냐고 그들을 혼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셨습니다. 꾸중 대신에 그들을 먹여주시고 쉬게 해주셨습니다. 목자 없는 양같이 방황하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분입니다. 지금 예수께로 나오십시오. “와서 조반을 먹으라”고 먹여주시고 쉼과 위로를 주신 것처럼 당신에게도 평안과 위로를 주실 것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