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원두커피를 내려서 마실 때 쓰는 커피 잔이 있습니다. 도금되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아서 비싸지는 않지만 내가 아끼는 그릇 중의 하나입니다. 그 커피 잔은 늘 마시고 나면 깨끗하게 씻어서 보관 합니다. 다음날에도 신선한 원두커피를 맛있고 깨끗하게 먹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그릇들도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씻어놓아야 잘 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는 그릇이 되기 전에 사울이란 자는 예수 믿는 사람을 크게 핍박을 했습니다. 그는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도 된다는 대제사장의 공문을 가지고 믿는 사람을 결박하여 잡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울이 다메섹으로 가다가 갑자기 하늘로부터 환한 빛이 비추면서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주여 누구시니이까?"는 사울의 물음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고 말씀하시며 “너는 일어나 시내로 들어가라 네가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하십니다. 사울이 땅에서 일어났으나 눈이 멀어서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흘 동안 보지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아니합니다. 예수님은 다메섹에 있는 아나니아라 하는 제자에게 사울을 찾아가라고 일러주십니다. 아나니아가 염려스러운 말을 하며 머뭇거리자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9:15)고 하십니다.
과거의 사울은 위협적이었고 살기가 등등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을 위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에 목숨을 걸어 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건 이후로 완전히 바뀝니다. 핍박하던 자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이며 그리스도라고 전파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사울을 택하여 하나님의 그릇으로 사용하여 복음을 나누는 사명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우리의 사명 이전에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보물 같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1:5)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하며 완전히 변화해서 그리스도처럼 되어 질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든 아픔과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겁니다. 우리는 상급을 받을 것이며 섬김의 자리에 재배치될 겁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광 안에서 함께 살게 될 겁니다. 택하신 우리는 하나님의 그릇이므로 하나님께서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드리는 영광스런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4:7) 우리는 질그릇일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담고 있으니 귀한 능력의 그릇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도록 나를 내어드릴 수 있다는 것은 기쁨과 감사이며 말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다른 누군가와 비교해서 교만하거나 원망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질투와 기대의 교만한 본성이 있습니다. 질투는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해서 하나님이 주신 은사에 대해 만족하지 못합니다. ‘나는 저것도 왜 못할까?’ ‘왜 나에게는 안 주셨나?’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내가 가진 은사나 열심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왜 넌 그것도 못하니?’ ‘넌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그러나 성경은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고전12:4~6)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소중하며 누구와도 비교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게 쓰임 받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하나님 앞에서 잘 쓰임 받을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귀하게 쓰임받습니다. 아침마다 원두커피를 내려서 마실 수 있도록 깨끗하게 씻어야 하는 것처럼요.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그릇이라 할지라도 깨끗하지 못하면 쓸 수 없습니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딤후2:20~21)
아무 곳에도 쓰임받지 않고 오랜 세월 산 속에 들어가 있으면 깨끗하게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산 속에 들어간들 회개하지 않으면 마음이 죄악으로 가득차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쓰임받지 않고 바로 천국으로 가면 어떨까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 땅에서 각각의 그릇으로 쓰시기를 원하셔서 남겨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서 '택한 나의 그릇'이라고 하십니다. 우리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마음껏 쓰신다면 우리는 최고의 인생, 평안한 인생,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