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제48대 임금인 경문왕은 귀가 당나귀의 귀처럼 길었다고 합니다. 왕은 왕관 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은 그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평생 비밀을 지키던 복두장은 죽음이 임박하자 인적이 드문 산의 대나무 숲속에 가서 외쳤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 후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경문왕은 그 소리가 싫어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다고 합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설화입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에서도 나옵니다. 아폴로신의 벌을 받아 길어진 귀를 수건을 둘러 감추었다는 미다스왕의 이야기입니다. 미다스 왕의 비밀은 전속 이발사만 알고 있었고 그도 갈대 숲에 구멍을 파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후로 바람이 불어 갈대가 흔들릴 때마다 그 소리가 흘러나오곤 했다는 신화 속의 이야기입니다. 삼국유사에도 적혀 있는 이야기가 그리스신화에도 거의 동일한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으면 입이 근질근질하고 좀이 쑤신 것이 분명합니다.
‘이 얘기는 하지 말아줘’라는 말을 꼭 부탁해야 합니다. 안 하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전화기 붙잡고 말합니다. 옆에서 누가 물어보면 자연 반사적으로 말이 나옵니다. 인간은 알고 있고 들은 말을 혼자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되는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는 조심하고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 추측하면서 무분별하게 ‘카더라’하는 고발들이 너무 많이 저질러집니다. 말없이 기다려주고 덮어주고 모른체 해주어야 하는데 동네방네 다니며 소문을 내버립니다. ‘이 얘기는 하지 말아줘’라고 해도 그 말이 돌고 돌아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 너무 당혹스럽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허물이나 오점을 본인이 말하기 전까지는 비밀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허물이나 실수를 덮어주고 용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자질 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 우스워지고 격이 낮아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말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제사장들과 관원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그들은 의논하여 더 이상 예수의 부활 소식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합의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을 위협하여 이제부터는 더 이상 예수의 부활을 전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을 불러 경고하여 도무지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 하니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여 이르되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하니”(행4:18~20)
베드로와 요한은 자신이 보고 경험한 진리이므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것을 본 복두장은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왕의 비밀을 지켜 드려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말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참된 진리를 보고 들었기에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알게 된 것은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얻게 하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진리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첫째로 예수는 치료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던 구걸하는 사람을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의 이름으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예수는 우리의 몸을 치료하시는 분입니다. 둘째로 예수는 인생의 주인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는 십자가에 버려지는 것 같았지만 건축물의 가장 주춧돌인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예수를 인생의 머리, 즉 주인으로 삼지 않으면, 주춧돌을 빼버리면 와르르 무너지는 것처럼 인생은 무너지고 맙니다. 인생의 풍랑과 파도와 죽음 앞에서 누구도 견딜 수 없습니다. 셋째로 예수는 유일한 구원자입니다. 인간의 죄를 해결해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 예수입니다. 죄 사함이 구원입니다. 우리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철저하게 망해야 할 존재입니다. 비참하고 처참한 죄의 결과로 영원히 멸망당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만큼 죄는 악한 것이며, 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힘과 노력과 어떤 것으로는 죄에서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죄 없는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의 죄를 감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가 유일한 구원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천하 만민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일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이런 예수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명이기 때문에, 머리이기 때문에, 유일한 구원자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에 대해서 또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수는 우리를 가장 올바르고 행복한 길로 인도하는 선한 목자입니다. 예수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쉬게 하는 위로자입니다. 예수는 어려움과 고통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산성입니다. 예수는 빛이요 소금이요 생명의 떡이요 영원한 사랑입니다.
이런 예수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예수를 알아야 제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알아야 인간이 진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수를 믿어도 세상적으로는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아는 것 자체가 복입니다. 예수가 인생의 모든 문제의 해답입니다. 하나님 그 분이 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진짜 복입니다. 나는 이런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