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성령에 이끌리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바울은 비전과 꿈이 이끌어가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배를 타고 수리아 안디옥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을 죽이려고 하는 유대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면서 바울을 선상에서 해치기로 음모를 꾸민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유월절이 돌아오기 전에 예루살렘에 도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거기 석 달 동안 있다가 배 타고 수리아로 가고자 할 그 때에 유대인들이 자기를 해하려고 공모하므로 마게도냐를 거쳐 돌아가기로 작정하니”(행20:3) 성령에 이끌리는 삶을 사는 바울의 길이 왜 막히는 것일까요?
바울의 강렬한 열망과 의지라면 로마에도 몇 번이나 갔겠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고린도에 머물던 바울은 로마에 가지 못했기에 눌러 앉아서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로마로 가는 것을 막으시고, 대신 편지를 쓰게 하셨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로마서를 주시려고 말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인정하는 기독교 신앙의 ‘대헌장’ ‘복음 중의 복음’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서가 쓰여지게 된 것입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건져내랴,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와 같은 주옥같은 복음이 기록되어 있는 성경이 로마서입니다.
바울이 배 타고 안디옥에 가는 것이 막힌 것처럼, 로마에 가고 싶었지만 막혀진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막혀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막혀도 너무 서운해 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충성스럽게 해나간다면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더욱 귀하고 값지게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대학 입학에 실패해서 재수를 하게 되었으나 더 적합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취업이 막혔으나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내게는 10년 동안 자녀 출산의 막힘이 있었으나 생명과 자녀의 소중을 절절하게 깨닫게 하시며, 모든 일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하셨습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하다가 개척이 막히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교회로 장사를 시도하려고 해서 거래를 멈췄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광염교회를 개척하게 하셨습니다.
무엇이 막혀 있나요? 막힘이 있을 때에 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어려움과 고난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 상황 속에서 절망하고 낙심하는 것이 문제이지, 고난 그 자체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입니다. 다윗은 광야의 고난을 하나님의 복으로 바꾸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이끄는 목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였고, 수많은 주옥 같은 시편을 썼습니다. 17세기 위대한 전도자 존 번연은 평신도의 신분으로 말씀을 전하고 간증한다고 투옥 당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복음을 전했다는 것 때문에 12년의 감옥 생활을 억울하게 여기지 않고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사실 나는 그때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심취한 적이 없었다. 전에는 별 의미 없어 보이던 말씀들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말씀 속에서 만나는 주님과의 깊은 교제는 그 어떤 두려움과 불안도 물리치게 했고 나를 확신 가운데 거하게 했다. ... 감옥살이는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의 깊이를 세심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존 번연이 감옥에서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이 성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믿는 사람들에게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역작 중의 역작 <천로역정>을 옥중에서 집필했습니다. 고난 속에서 원망 불평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광야에서 안타깝게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면 거룩해지고, 순결해지고, 성숙하게 됩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시119:67)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119:71)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23:10) 고난이 당신을 하나님께로 더욱 가까이 나가게 하며 순금 같이 나오게 할 것입니다.
전세계와 우리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방 팔방이 막혔습니다. 지난 수요일(8/19) 0시부터 교회에 대해서는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리 교회도 모든 예배를 영상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우리가 회개하며 기도하면서 국민과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어려움도 우리를 낙심하게 할 수 없습니다. 더욱 하나님을 구하며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