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로마 총독에게 바울을 고소하여 정죄하기를 청합니다(행25장) 그러나 그들은 바울이 악행했다고 하는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합니다. 유대교의 율법을 손상시켰으며, 하나님을 모독했으며, 예수가 부활했다고 전하는 것 때문에 바울을 정죄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무엇 하나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타당한 내용은 없습니다.
정죄는 죄인으로 규정하며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정죄는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정죄는 하나님이 하십니다. “마음에 간사함이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32:2)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막16:16) '칭의'를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죄'도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바울을 이미 정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자격 있는 사람에게 정죄를 위임하셨습니다. 공식적인 재판장이나 판정위원회 등이 정죄하거나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자격이 없는 바리새인들이 정죄하는 것을 즐겨했습니다. 그들은 구습과 고정관념과 교만에 사로잡혀서 다른 사람을 정죄했습니다. 예수님은 정죄하기를 좋아하는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마23:3)
우리도 누군가를 향해서 비판하고 정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판단하고 정죄한다면,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는 월권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생각, 고정관념, 경험, 이념으로 다른 이를 정죄해서는 안 됩니다. ‘왜 저래, 잘 났어, 그래 해봐라’ 같은 것 말입니다. 외모, 가정형편, 성격, 학벌, 말투, 재산 등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신앙이란 자신과 타인을 판단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욥의 친구들이 과거를 들추면서, 자기 경험으로 욥을 판단하고 정죄했습니다. 판단하는 것은 그 사람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죄성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랬구나’ 하면서 우선 사람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정말 힘들었겠구나’ ‘우리 같이 해보자’ ‘하나님은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신다’라고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판단은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죄하기 원치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정죄하면 죄 값을 받도록 집행하셔야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정죄하지 않으시려고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예수께서 일어나사 여자 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대답하되 주여 없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요8:10~11)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8:1)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고 의롭게 된 자는 어느 누구로부터도 정죄 받지 않아야 합니다.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롬8:34)
우리는 누군가를 정죄하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꼭 판단해야 된다면 재판관이나 판정위원회에 맡기면 됩니다. 판단하거나 정죄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 ‘나는 판단자가 아닙니다.’ ‘비판과 정죄는 내가 할 일이 아닙니다’라고 고백하며 하나님께 넘겨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눅6:37)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누구를 막론하고 네가 핑계하지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 이런 일을 행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진리대로 되는 줄 우리가 아노라 이런 일을 행하는 자를 판단하고도 같은 일을 행하는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줄로 생각하느냐”(롬2:1~3) “형제들아 서로 비방하지 말라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라 네가 만일 율법을 판단하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요 재판관이로다 입법자와 재판관은 오직 한 분이시니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너는 누구이기에 이웃을 판단하느냐”(약4:11~12)
하나님은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예수님을 믿기에 의롭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대신해서 죽어주시며 ‘정죄’가 아니라 ‘속죄’를 주셨습니다. 우리도 누군가를 정죄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정의로운 분이시므로 악을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우리가 심판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을 믿고 맡기면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