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이어, 바울이 던지는 나머지 두 개의 질문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냐?’라는 질문인데, 어려운 말이 아니고 ‘하나님이 선택하고 결정하신 것이라면, 선택받지 못한 자들에게 허물과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입니다. “혹 네가 내게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냐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냐 하리니”(롬9:19)
바울은 토기장이와 그릇의 관계로 대답합니다. “이 사람아 네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께 반문하느냐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냐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이 없느냐 만일 하나님이 그의 진노를 보이시고 그의 능력을 알게 하고자 하사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 또한 영광 받기로 예비하신 바 긍휼의 그릇에 대하여 그 영광의 풍성함을 알게 하고자 하셨을지라도 무슨 말을 하리요 이 그릇은 우리니 곧 유대인 중에서뿐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부르신 자니라”(롬9:20~24) 하나님께서 토기장이고 우리는 진흙인데, 그릇이 어찌 토기장이에게 항의를 할 수 있겠냐는 아주 간결하고 근본적인 비유이지요.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인정되기 시작합니다. 피조물들이 아무리 노력한들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을 수도 없을뿐더러, 그에 걸 맞는 지혜나 능력도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과정에서 창조주의 정성과 은혜를 깨닫게 될 뿐이지요.
하나님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긍휼을 베푸시고 다른 사람들은 내버려두심으로써 “그 영광의 풍성함”을 알게 하십니다! 이것은 신비에요. 만일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푸시거나 아니면 모든 사람을 멸망하게 하신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깨닫지 못하지도 않을까요? 그냥 내버려두시면 사람들은 자신이 택한 대로 완악한 마음으로 살아가다 멸망하게 될 테고,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푸시면 그 은혜를 알지 못하고 너무나도 당연히 여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하나님의 손길을 우리가 직접 느끼며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은혜며 평생 감사의 제목이 될 겁니다.
‘우리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바울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의를 따르지 아니한 이방인들이 의를 얻었으니 곧 믿음에서 난 의요 의의 법을 따라간 이스라엘은 율법에 이르지 못하였으니 어찌 그러하냐 이는 그들이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함이라 부딪칠 돌에 부딪쳤느니라 기록된 바 보라 내가 걸림돌과 거치는 바위를 시온에 두노니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함과 같으니라(롬9:30~33) “믿음에서 난 의”에 이방인들은 마음이 열려 있었기에 구원을 얻었는데 반해 “의의 법을 따라간 이스라엘은 율법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해 가장 잘 알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을 모르게 되고, 하나님에 대해 가장 몰랐던 사람들이 하나님을 가장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의롭게 되기를 가장 원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로 죽게 되고, 의롭게 되기를 가장 덜 원했던 사람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거룩하고 흠 없이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아리송한 하나님의 순서인가요. 구원의 핵심은 스스로 의롭게 되려는 일체의 생각을 포기하고 그분의 의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있습니다. 누구든지 행위를 의지함으로 구원을 이루려고 한다면, 그는 그리스도 앞에서 걸려 넘어지게 될 뿐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완전한 절대주권을 가르쳐줍니다. 하나님이 절대주권으로 누군가를 선택하지 않으신다면 어느 누구도 구원받지 못합니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으로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위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왜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들이 택하심을 받지 못했다면 그 책임이 하나님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요? 당연히 아닙니다. 복음을 거부했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한 것입니다. 복음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타락한 인간이 멸망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계획이 절대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단 하나, 떠난 인간이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이미 떠나있는 상태인데, 다시 주권적으로 불러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면, 우리를 다시 만지시는 토기장이의 은혜가 아니라면 우리는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택하신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쉼 없는 일하심이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