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원산도를 처음 만났습니다. 대천항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원산도이기에 그리 멀지 않아서 부담없이 갈 수 있었습니다. 서해안의 부드러우면서도 잔잔한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산도교회 이정열 목사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여느 섬처럼 부산한 항구에 비해서 마을 안쪽은 한가롭기만 했습니다.
나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일주일간 생명의쌀을 나누고, 중고등학교 부지 매입을 하고 7월7일(주일) 아침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인 7월9일(화)부터 원산도 전도봉사를 3박4일간 진행했습니다. 분주하고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행복하고 평안한 전도봉사였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에도 그랬지만, 원산도의 편안함에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7월13일(토)에는 우리광염교회 설립예배를 드렸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교회 설립 준비 때문에 원산도 전도 봉사를 끝까지 못하고 하루 먼저 서울로 돌아왔다는 겁니다. 물론 전도와 봉사는 끝까지 했지만, 마지막 날에 함께 간 분들과 교제하며 원산도를 누리고 즐기는 시간을 갖지 못해서 많이 서운했었습니다.
작년에는 집수리봉사로 두 가정에 도배, 장판, 전기공사를 해드렸고, 염색과 네일아트, 얼굴 마사지 등으로 원산도 주민들을 위해서 섬겼습니다. 마을잔치를 할 때에는 삼계탕을 만들어서 오신 분들을 대접했습니다. 올해도 비슷하게 준비했지만, 집수리봉사 대신에 의료봉사와 성경학교를 준비했습니다. 성경학교는 유초등부 지도 김신은 전도사님과 몇 분의 교사들이 섬깁니다. 원산도에 함께 가는 몇 명의 어린이들도 더불어 즐겁고 행복한 여름성경학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봉사는 내과 전문의사인 집사님 한 분과 간호사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집사님 한 분이 가셔서 봉사해주십니다. 기본적인 상담과 내과 진료를 하고, 50여 분에게 영양주사를 놓아드리려고 합니다. 더운 여름날에 힘내서 일하며 생활하시라고 영양주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헤어 컷트와 염색을 해드리는 미용봉사도 있습니다. 역시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날에는 마을잔치를 준비했습니다. 성경학교에서 배운 찬양과 율동으로 어린이들이 재롱잔치를 하고, 생명의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잔치에 오신 분들을 삼계탕으로 대접해드립니다. 영육으로 풍성한 잔치가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광염교회 전도봉사팀이 어린이들 포함해서 총 30명입니다. 의사, 간호사로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과 가정주부와 자녀들로 구성된 원(One)팀입니다.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었고, 주부들은 가사의 일을 잠깐 내려 놓고 전도봉사에 참여합니다. 하나님께서 원산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넣어주시지 않았다면 이렇게 모일 수 없었을 겁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과 은혜가 너무 크고 놀라워서 그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모였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될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섬기다가 올 것입니다. 먹는 것도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고, 잠 자리도 집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 방에서 몇 명씩 같이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편'하려고 가는 겁니다. 편안하고 안락하고 싶으면 집에 있으면 되지 원산도까지 굳이 갈 필요가 없습니다. 불편하지만 섬기는 기쁨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용납하고, 인정하고, 낮아지고, 섬기면서 훨씬 더 친해지고, 많이 가까와져서 돌아올 겁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다가 올 겁니다. 그것이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증거이며,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의 행복입니다.
우리는 원산도를 섬길 겁니다. 원산도를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원산도를 사랑하다가 올 겁니다. 원산도감리교회를 섬기고, 목사님과 그 가정을 섬길 겁니다. 우리는 원산도교회와 목사님을 섬기려고 가는 것이지, 누군가를 판단해서 잘 하는지 못하는지 체크하려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와 스타일이 다른 것이 있을 수 있겠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바꾸고 교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위로하고, 교회가 더욱 든든하게 설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가급적 우리 교회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원산도교회 이름을 드러내면서 원산도교회가 세워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우리는 전도주보도 지금 읽어 보시는 것처럼 원산도 전도봉사용으로 제작했습니다. 원산도에서 쓸 수 있는 전도용품과 선물도 원산도교회의 이름을 넣었습니다. 우리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서 한국 교회라는 이름으로 하나된 교회입니다. 한국 교회를 통해서 원산도가 살아나고 대한민국이 살아날 것입니다. 하나님은 원산도를 사랑하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