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당신이 억만장자의 자녀라고 생각해보세요. 부자인 아버지가 당신에게 마음껏 쓸 수 있는 현금카드를 주셨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그 카드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성경에 나오는 야곱이 그런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야곱은 아버지와 형을 속여서 형이 받아야 하는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챘다가 급기야 형의 복수를 피해서 어머니의 고향으로 도망을 갑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교통 수단이 발달했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낙타를 탔거나 걸어가야 했습니다. 목적지인 하란까지는 거의 1천 킬로미터 정도되는 먼 길입니다. 해가 져서 어둡고, 힘들고 지쳐서 야곱은 길가에 있는 돌을 베개로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 중에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놀라운 약속을 주십니다. 현금카드를 주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하신 약속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네가 누워있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줄 것이다. 둘째, 너의 자손이 티끌같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셋째,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넷째,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리라. 여섯째,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일곱째, 이 모든 것을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은 이렇게 일곱 가지 정도의 약속을 야곱에게 하십니다.
자 이렇게 놀라운 약속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신나고 기쁘고 놀라워서 “와우 하나님, 이런 엄청난 복을 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확실히 믿고 누리면서 살면 되겠네요” “나와 함께 하셔서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신다니 감사합니다. 걱정이나 염려하지 않고 평안하게 살겠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떠나지 않으시니 이젠 됐습니다. 하나님 한 분이면 전 오케이입니다” 뭐 이렇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야곱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시큰둥합니다. 별로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그것이 정말이라면 확실한 계약서 한 장 써주십시오'하는 그런 태도입니다. 야곱은 "여호와께서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라고 하면서 "두렵도다 이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야곱의 말은 틀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기만 계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어디서나 야곱과 함께 계셨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은 주신 약속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그저 하나님이 나타났던 장소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야곱은 그곳에서 하나님께 약속하기를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라고 합니다. 야곱의 약속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고, 나를 평안히 집으로 돌아오게 하시면 그때 가서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여호와가 나의 하나님이 되실 때에 내가 하나님을 예배할 것이며,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드리겠다는 약속을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야곱의 약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너무나도 어리석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기만 계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어디서나 야곱과 함께 계셨고 앞으로도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복중에 있을 때에 이미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약속을 끝까지 지키신다고 약속하시는 하나님께서 먹을 떡과 입을 옷만 주시겠습니까? 그것은 기본으로 하면서 얼마나 더 좋은 것들을 주시겠습니까? 하나님은 분명히 야곱을 이끌어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미 야곱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야곱은 나중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들이 다 이루어지면, 그때 가서 여호와를 나의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믿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명확하고, 계산적이고, 앞 뒤가 분명히 맞는 계약 조건입니까! 야곱의 약속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계산적인 제안입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다 해주시면 그 때에 가서 여호와는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것이며 하나님께 그만큼의 댓가를 드리겠노라는 계약을 맺고 있는 겁니다.
야곱은 하나님께 엄청난 복을 받았지만, 결국 그 복을 누리지 못하고 피곤하고, 험악한 인생을 살게 됩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약속을 그냥 믿을 수는 없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믿으면 될텐데, 믿었으면 야곱의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이 주신 현금카드로 평안하고, 즐겁고, 행복한 인생의 여정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억하십시오. 예수를 믿는 당신은 이미 복을 받았습니다. 누리면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