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복지사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한부모가정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한 학생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부활절 감사헌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 찾고 있는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보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복지사님으로부터 받은 메일의 내용입니다.
"저는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 지은미 사회복지사입니다. 항상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도전하며 살고 있는 박형빈(가명)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형빈이는 한부모가정으로 아버지의 가정 폭력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모님이 이혼 후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신용불량 상태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보호를 받아 생활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신체가 허약하여 자궁적출, 관절염, 척추협착증, 중증우울증을 앓고 계십니다. 수급비 80만원으로 각종 공과금과 월세, 의료비, 교육비,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부모님이 이혼 전 월세와 공과금 체납으로 전기와 난방이 중단된 적이 있어 최대한 절약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장기 복용하는 약물들이 많아 위, 간 등 장기가 손상되어 있는 상황으로 근로 무능력 판정을 받았고 특히 우울증이 심하여 정신과병원을 다니며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형빈이는 손재주가 뛰어나고 요리에 관심이 많아 학교의 연계로 요리직업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수급자가정으로 다행히 학원비는 면제되었지만 방과후교실비, 요리대회비, 차비, 책값, 점심값 등 부가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매달 40~50만원 정도 소요되고 있어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형빈이는 본격적으로 요리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 요리사에 대한 꿈을 더욱 확고히 하였고 매주 진행되는 요리실습대회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반에서 1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보는 실기시험을 위해서는 요리재료를 구입하여 연습해야 하지만 요리재료를 구입할 돈이 없어 연습도 못하는 상황에서 바로 시험을 봐야 되는 상황임에도 1등을 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서울국제수산물요리대회에 참가하였는데 반에서 유일하게 은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직업학교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도 국제요리대회가 열렸는데 형빈이는 참가하고 싶었으나 대회비와 요리재료비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안타깝게도 대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직업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여러 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들어왔지만 형빈이의 경우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자격증 시험을 준비도 못한채 들어왔기 때문에 오로지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여 그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형빈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직업학교를 다니면서 자격증을 준비하면 요리관련 대학교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고 수급자 가정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방과후교실비나 요리재료비를 납부할 수 없고, 차비와 점심값 조차도 없어서 직업학교를 지속적으로 다니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자녀의 교육비를 지원해줄 수 없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 점점 악화되는 건강과 우울증으로 인해 더욱 힘들어하고 있고 형빈이 또한 집안형편을 고려하여 꿈을 포기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형빈이는 호텔요리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면 어머니께 효도하는 것이 또 하나의 꿈이라고 합니다. 이런 형빈이 가정을 위해 본관에서 후원금을 연계하여 매달 5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으나 매달 들어가는 교육비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지은미 복지사님의 편지에는 형빈이가 품고 있는 꿈이 꺽이지 않고 계속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었습니다. 형빈이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우리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형빈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든지 아니면 소정의 장학금으로 격려를 해주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학금 지원을 통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형빈이와 형빈이 어머니가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일 내에 형빈이네 집을 찾아가서 직접 만나보고 그 마음과 상황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형빈이를 돕고 싶습니다. 부활절 감사헌금 전액은 이미 29가정의 결식 아동과 대내외 어려운 분들과 네팔 지진 긴급구호로 집행을 했습니다. 형빈이를 돕게 된다면 여러분이 드리는 십일조로 돕게 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이렇게 5월3일 전도주보 칼럼에 썼습니다. 그리고 형빈이와 엄마를 만날 수 있기를 복지사님에게 연락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만나봐야 좀 더 잘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가 그 다음 주에 형빈이네 엄마가 몸이 많이 힘들어서 만나는 것을 어려워 한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래서 잠시 멈추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5/9) 우리 교회 성도는 아닌데 어떤 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잠깐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후에 심방을 마치고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형빈이를 위해서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50만원이 든 봉투를 가방에서 꺼냈습니다. 남편이 동의한 것인데 남편도 학창시절에 어렵게 커서 형빈이에 관한 칼럼을 읽으면서 마음에 돕고 싶은 감동이 왔다고 하더군요.
복지사님에게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형빈이를 위해서 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해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복지사님은 감사하다고 하면서 다시 한 번 형빈이네 연락해서 엄마든지 형빈이든지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장학금을 전달하고 후기는 다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음에 감동을 주시면 기쁨으로 행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땅은 그리스도인으로 인해서 소망이 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