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싶어도 줄 수 없고,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고,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많이 안타깝고, 이만큼 밖에는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해줄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만큼이라도 도와주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내가 갖고 있지도 않은데 그것을 해주려고 하면 결국은 탈이 나지 않겠습니까? 억지로 하다가 더 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할 수 없다고, 죄송하다고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갖고 있는 만큼 하는 것을 '가진 만큼 하기' 즉, '받은 은혜만큼 하기'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는 없는데 억지로, 마지못해서 하면 그것처럼 힘든게 또 있을까 생각됩니다. 억지로 하는 것 때문에 시험에 들기도 하고,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합니다.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성경에서는 예수님의 제자인 베드로와 요한이 기도하러 성전에 들어가다가 구걸하고 있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어서 걷지 못하던 거지를 만납니다. 그 거지는 베드로와 요한에게 도와달라고 구걸을 하지만, 두 사람은 그에게 줄 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가지고 있는 돈은 없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나는 주일 오후2시부터 새가족들을 위한 성경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날 6주간의 새가족 성경공부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계속해서 조금 더 공부하기 원하는 분들이 있는지 여쭈어보니 참석한 여섯 분이 거의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성경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신앙생활에 대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6주 과정의 <성장반-신앙 성장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성경공부>를 더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새로 시작하는 새가족성경공부를 마친 분들 중에서 성장반을 원하는 분들과 함께 한 그룹을 만들어 하기로 했습니다. 억지로 하지 않고 주시는 은혜만큼 하기로 한 겁니다.
요즘 여성도들이 자체적으로 모여서 율동 워십을 배우고 있습니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모여서들 진지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합니다. 한 분은 가르쳐 주고, 다른 분들은 배웁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시에 모여서 연습 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는 지난 주보다 몇 분이 더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하는 것입니다. 억지로가 아니니 더욱 즐겁고 행복해 보입니다.
화요일 오전에 순장반을 마치고 사무실에 있는데 김신은 강도사님이 인도하는 화요 성경공부를 마치고 나가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그 중에는 그 날부터 성경공부에 합류해서 시작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이 성경공부를 시작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드렸더니 성경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니 드디어 성경공부에 참여하게 됩니다.
목회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하고 싶습니다. 내 욕심과 수완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하고 싶습니다. 은혜도 없는데 하겠다고 덤벼들지 않고,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면서 은혜를 받아서 하렵니다. 교회 부흥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사인 나는 설교하면서도 억지로 은혜를 끼치려고 무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은혜 받은만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설교하면 됩니다. 11월 셋째 주는 추수감사절입니다. 우리 교회는 4대 절기 헌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집행하는 하나님이 주신 꿈이 있습니다. 구제하는 것도 추수감사헌금이 3백만원이면 3백만 원만큼, 5백만원이면 5백만 원만큼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 됩니다. 교회 세우는 것도 우리의 꿈이지만, 하나님이 그런 은혜를 주시면 그 때 하면 됩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도 우리의 소망이지만, 그런 은혜를 주시면 그 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억지로 무엇을 하겠다고 어떤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이끌어주시면 따라가면 됩니다.
남편이 생활비로 100만원만 줍니까? 그럼 그만큼만 살면 됩니다. 2백만 원을 가져다 줍니까? 그만큼만 생활비 쓰면서 살면 됩니다.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더 가져오라고 싸우기 전에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살면 됩니다. 그럼 하나님은 더 좋은 것을 은혜로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면서 거지가 구했던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치료와 회복의 기적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예수를 믿는 우리가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의 능력이 있으며, 구하면 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은혜를 구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 그 은혜를 사모합니다. 그리고 받은 은혜만큼 하려고 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