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하셨습니다

by 이도수 posted Mar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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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5천 명과 3만2천 명이 싸우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13만5천 명이 이기겠지요. 그런데 만약 3만2천 명의 군사도 많다고 줄이라고 한다면 납득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3만2천 명의 군사를 1만 명으로 줄였는데도 아직도 많다고 하시면서 더 줄이라고 하십니다. 급기야 3백 명으로 군사의 수가 줄었습니다. 13만5천 대 3백, 이것이 말이나 되는 싸움입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사사 기드온은 3백 명의 용사로 미디안의 13만5천 명을 이겼습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이겼으니 누가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숫자가 많다고 줄이라고 하신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3만2천 명으로 이기거나 1만 명으로 이기고서 혹시라도 스스로 자랑할까봐 3백 명으로 줄이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내가 아닌 자기 스스로를 자랑하며 ‘내 손이 나를 구원했다’고 말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결혼한 지 11년이 되어서야 자녀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과 은혜로 우리광염교회를 설립하고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능력이 뛰어나고, 유학도 갔다 오고, 대단한 실력도 있으면 내가 했다고도 할 만한데, 전혀 그렇지 않기에 당연히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요셉은 넷째 형인 유다의 간절한 말에 더 이상 북받치는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요셉은 신하들을 모두 물러가게 하고 형들에게 자신이 요셉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신가요?” 형들은 너무나 놀랐기 때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요셉이 다시 형들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이 땅에 이 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 년은 밭갈이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창45:5~8)

 

우리도 살면서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는 고백에도 몇 단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레벨이 있다는 것입니다. 쉬운 단계의 고백이 있고, 어려운 단계도 있습니다. 그래도 쉬운 단계는 잘 되었을 때, 일이 잘 풀렸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학 합격, 직장에 취업, 승진, 사 놓은 주식이 올랐을 때, 우리 집 값이 상승했을 때, 애들이 좋은 성적이 나왔을 때, 질병 치료가 되고, 수술이 잘 되었을 때입니다. 잘 되었을 때에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는 말은 웬만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고백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쉽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면 그래도 하나님은 매우 기뻐하십니다. 사실은 우리 삶의 모든 것들은 다 하나님이 하신 것입니다. 생명과 호흡을 하나님이 주셔야 살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가능합니다. 공부하고 취업하고 일하는 것도 하나님이 도우셔야 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 역시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들이 하나님이 하셔야 가능합니다. 하나님이 간섭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조금 어려운 단계가 있습니다. 잘 될 때는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이 쉬울 수도 있겠지만 잘 안 될 때, 일이 안 풀릴 때,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래서 막막하고 답답할 때에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질병, 사고, 실연, 실패를 당했을 때에 그것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이 하셨다고 쉽게 고백할 수 있습니까? 이런 어려운 상황도 하나님이 하셨기에 인정하며, 하나님이 분명히 좋게 하실 줄 고백할 수 있습니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이 하셨기에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빛과 소금> 2월호에서 김두민, 이은영씨 부부 기사를 보았습니다. 독일에서 남자 분은 첼로, 여자 분은 성악을 공부하다가 교회에서 누나, 동생으로 만나서 결혼한 커플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을 낳았는데 ‘루이스 디츠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기능을 못하고 특히 심장 부위의 혈관이 부어서 그 압력 때문에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태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뛰는 것은 전혀 못하고 일상생활도 조심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원인도 모른 채 그저 아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생각으로만 가득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나에게 일이 생길 수 있지 하며 많이 울었고, 젖을 물려서 먹일 수 없어서 모유를 짜서 특수 젖병에 담아서 먹여야 했습니다. 엄마로서 죄책감도 들고, 희귀병이기에 어떤 대책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매달려 눈물로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다고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희망과 위로를 주셨다고 합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할 것이라” 그런데 의학적으로 셋째 아이는 이런 희귀명이 걸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말을 듣고 셋째 아이를 임신했는데 셋째 아이도 둘째와 똑같은 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이은영씨는 그렇게 기도했답니다.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오 거둬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니 제발 모유만은 직접 먹일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런데 놀랍게도 둘째 아이는 젖을 빨 수도 없었는데 셋째 아이는 젖을 직접 빨아서 먹일 수 있었다고 하면서 하나님이 하셨다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이은영씨가 정신없이 살다보니까 자기 몸도 돌볼 틈이 없었는지 작년 가을에 배가 너무 아파서 검진을 받아보니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겁니다. 인공항문을 달고 있으면서 지금은 한방 자연치료 요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금 제일 감사한 것이 남편과 12살, 9살, 6살 먹은 자녀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 것이고 함께 예배당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병이 낫든지 낫지 아니하든지 구애받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쓰이기 위해 깎이고 또 깎여서 온전히 하나님을 닮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고백을 했습니다. 이 분들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어려운 고백을 처절할 정도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은 평안해 보였습니다.

 

또 다른 어려운 단계가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 내가 큰 어려움을 당했고, 낭패를 입었고, 오해를 받았을 때에 그래도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누구 때문에 내가 불합격했거나 승진에서 누락되었습니다. 누군가 때문에 사고를 당했고 고통을 당했습니다. 약 20년 전에, 요셉은 형들의 손에 의해서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죽이지는 않았지만 형들은 요셉을 인신매매하는 사람들에게 팔아버렸습니다. 형들의 낄낄거리는 소리와 냉담한 반응과 살기 있는 모습에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십여 년을 살아오면서 형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키우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복수를 꿈꾸면서 하루 하루를 형들을 생각하면서 어금니를 갈면서 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기회만 생기면 형들에게 복수할 날을 기다리면서 칼을 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복수하지도 않았습니다. 서운했거나, 미워했다는 언급은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형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면서 위로하고 있습니다. “형님들이 저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거나 자책하지 마십시오. 이는 하나님께서 생명을 구하시려고 저를 형님들보다 먼저 여기로 보내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형님들의 자손들을 보존하시고 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나님께서 미리 저를 보내신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한 마디라도 왜 그랬느냐고, 왜 나를 팔았느냐고, 왜 이렇게 버렸느냐고 하지 않았습니다.

 

1956년 짐 엘리엇이란 28세의 미국인 청년이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유망한 젊은이였습니다. 그는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에콰도르 정글의 와오다니 종족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5명의 젊은이들이 정글을 헤치고 그 부족에게 찾아갔지만 그들은 복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칼과 창에 찔려 그 자리에서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선교 무용론이 들끓었습니다. 아까운 젊은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미련한 방법의 선교라고 비판이 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허탈과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러나 짐 엘리엇의 부인은 그 부족에게 찾아들어가게 됩니다. 짐 엘리엇의 부인 엘리자베스 엘리엇은 이십 여 년을 그 부족들과 함께 살면서 교회를 세우게 되었고 짐 엘리엇의 아들은 자기 아버지를 죽였던 사람의 양자가 됩니다. 몇 년이 흘러서 그 부족의 30%가 넘게 예수를 믿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누군까 때문에 괴롭고 힘이 듭니다. 밉고 싫고 원수와도 같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항변하기도 기가 막힙니다. 그런 때에도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요셉은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했기에 형들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하셨다고 믿으면 미운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고 용서하면 평안합니다.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안 그러면 힘들고, 괴롭고, 평안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