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갈 때에 빛이 있으리라

by 전영석 posted Jun 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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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2:20)
                                           
요즈음은 예전보다  더 많은 직업인들이 상황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거나, 전업(轉業)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상적인 직업과 직장은 그리 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힘들고  불편한 것을 견뎌내지 못해서 너무도 쉽게 사표를 쓰고 있습니다.

신앙인들 역시 삶의 역경 앞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를 등지기도 하고, 신앙을 버리기도 하면서....

신앙이란,
바로 그처럼 고되고 어려운 삶의 고비 고비들을
확고한 영적 소망으로 이겨내는 데에 그 생명이 있는 것일 터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우리들의  신앙은  마치 바람 앞의 촛불처럼,
쉽게 쉽게 꺼져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마라톤 경기용어 중에 데드 포인트(Dead Point) 라는 것이 있습니다.
달리고 달리다가 숨이 막히고 온 몸이 조여들어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의 순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대로 훈련된 사람이 아니면,
이 Dead Point 에서 달리기를 포기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라톤에선 이 Dead Point를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훈련입니다.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Dead Point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은 몸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과 의지의 문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Dead Point를 지나기만 하면,
몸이 다시 원기(元氣)를 얻은 것처럼 거뜬해지고       
마음이 호수처럼 편안해 진다고 합니다.

기적 같은 순간이요,
거짓말 같은 변화입니다.

바로 이 변화의 순간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절망의 순간이 지난 후에
생명의 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Dead Point는 마라톤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생여정 굽이굽이마다에 있습니다.

부부관계에, 가정생활에, 학업에, 직장생활에, 모든 인간관계 속에....

이 같은 삶의 Dead Point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전혀 다른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실패와 성공의 전환점인 Dead Point에서 포기할 것이냐,
중단없이 달려갈 것이냐 하는 것은 단순한 인내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목표에 대한 확신과,
그 확신을 위해 희생을 결단할 수 있는 용기와,
그 결단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성실성과 능력입니다.

바울은 고백했습니다.
  "형제들아, 나는 오직 한 일 곧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좇아가노라" (빌3:14)

바울에게도 Dead Point가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고,
    세번 태장으로 맞고,
    한번 돌로 맞고,
    세번 파선하는데 일 주야를 깊음에서 보냈으며,

    수차 여행에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던 것이 그의 일생이었습니다(고후11:25).

바울로 하여금 이 엄청난 Dead Point를 통과할 수 있게 한 것은
그가 붙잡고자 했던 목표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확신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앞에서,
    "아버지여, 하실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겨 주옵소서"하고
        기도했을 만큼 절대절명의 Dead Point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를 짐으로써
이 Dead Point를 Living Point(생명의 순간)로,     
영원한 부활로 바꾼 것입니다.

"어두워갈 때에 빛이 있으리라"고,
    선지자 스가랴는 예언했습니다. (스가랴14:7)

인류의 역사,
기독교의 역사는 고통받은 사람들로 인해서 더욱 전진해 왔습니다.
Dead Point를 통과한 승리자들로 인해 역사는 진보해 온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두움이 깊어갈 때에,
    하나님의 손이 예비한 생명의 빛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고통의 Dead Point는,
    곧 소망의 Living Point로 직결되는 자리인 것입니다.

지금 Dead Point에서 방황하며 절망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Living Point임을 굳게 믿고,
좌절이 아닌 승리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더 힘을 내고,
더 확실한 소망을 붙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고통의 때가 지나가면,
생명의 순간이 환하게 열릴 것입니다.

마라톤에서의 Dead Point는 41.195㎞ 지점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생의 Dead Point는 어디쯤입니까?

"어두워갈 때에 빛이 있으리라"(스가랴14:7)

이 아침에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교회, 신앙, 생업, 대인관계 등등에 대한 제 삶의 Dead Point에 대해....,

하나님,
저에게 자비와 긍휼을 더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사랑, 주님의 관용, 주님의 겸손....,
주님의 마음을 충만케 하여 주시옵소서.

삶의 현장에서,
교회공동체 안에서,

봉사의 현장에서,
전도의 현장에서,
선교의 현장에서,

목회의 현장에서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가고 있는
모든 이들을 품을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참으로 사랑할 수 있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원하오며 기도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2:20)

자비로우신 하나님!!

이 고백이,
거짓없는 저의 고백되게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