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혼모 가정을 돕습니다

by 이도수 posted Jun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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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결혼을 앞두고 있던 형제가 결혼하기 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목사님 축의금 들어 온 것 중에서 10% 정도를 미혼모 돕는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처가집 어른들이 될 분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5% 정도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결혼하면서 의미 있고 선한 일을 하려는 마음이 기특하고 좋았습니다.


우리는 작년 성탄절에는 도봉, 노원, 양주 지역에서 쌀과 구제 생필품을 받기 원하는 미혼모 10가정을 돕는데 1,070,410원을 집행했었습니다. 성탄예배를 마치고 쌀과 생필품을 들고 조심스럽게 미혼모 가정으로 성도들이 찾아갔었습니다. 물품을 준비할 때에 미리 각 가정에 필요한 생필품들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는데 아이 겨울 내복, 작은 믹서기, 그리고 어떤 가정은 쌀이 더 필요하다고 했었습니다. 얼마나 쌀이 필요했으면 다른 것 대신에 쌀을 더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해서 마음이 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 2월초에 출산을 앞두고 있던 한 미혼모가 의료보험료가 7년 정도가 밀려서 보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어서 고스란히 병원비를 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린 딸과 함께 보증금 2백만 원에 월 35만 원 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던 그 미혼모의 출산 비용을 그 때는 미혼모를 위한 지정헌금 100만 원 중에서 50만 원을 그 미혼모의 출산을 돕는데 집행했었습니다.


축의금 중에서 일부를 미혼모를 위한 지정헌금으로 드리겠다던 그 신혼 부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난 다음 날 주일에 미혼모를 돕는 지정헌금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났습니다. 긴급하게 도와야 할 미혼모를 찾기 위해서 지난 번 미혼모를 돕기 위해서 연락을 취했던 미혼모 협회 대표에게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대표로 섬기는 분도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입니다. 대표 분에게 지금 급하게 도와야 할 미혼모가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꼭 교회 가까운 곳에서 사는 미혼모여야 하는지를 물어왔습니다. 가능하면 가까운 곳에서 사는 미혼모이면 좋겠지만 당장 급한 분이 있다면 어떤 지역이라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지체없이 시흥에 살고 있는 한 미혼모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인데 몸이 매우 약하여 병치레를 많이 한다고 하며, 초등학교 1학년인 딸도 역시 소아 당뇨가 있어서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가정이 수급자 가정이라서 최근에 나라에서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합니다. 보증금이 3백 만원에 월 10만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보증금은 그래도 여기저기 도움을 받아서 마련했다고 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이사를 나와야 하는데 가스비가 수 달 동안 밀려 있어서 그 집에서 나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밀린 가스비가 얼마 정도나 되는지 물었습니다. 약 30만 원 정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침 미혼모를 돕는 지정헌금이 30만 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순간 '이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혼모협회 대표에게 우리 교회에서 그 미혼모 가정의 밀린 가스비를 담당하겠다고 하고는 공과금 고지서를 보내달라고 한 후에 전화를 끊었습니다.


십여 분 후에 사진으로 보내 온 고지서가 65만원이 조금 넘는 액수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습니다. 고민이 되었습니다. 30만 원으로 알고 시작한 구제인데 두 배가 넘게 든다는 생각에 멈칫했습니다. 돕는 것도 적절하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계속 머물렀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성도들에게는 보람이 되도록 헌금을 사용해야 하기에 그렇습니다. 너무 과해도 기쁨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일 저녁예배를 다 마치고 교역자들과 미팅을 하면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를 물었습니다. 교역자들도 적절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할 수 있으면 그 미혼모 가정의 밀린 가스비 전부를 도와서 임대아파트에 빨리 들어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도 않게, 이 이야기를 들은 지정헌금을 한 형제가 본인이 10만 원을 더 헌금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만 교회 재정에서 보태서 지원해주시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교역자들도 이왕 도울 때 그렇게 도와주면 그 가정에게 참 좋겠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지정헌금 40만 원과 성도들이 드린 십일조 중에서 258,640원을 보태서 한 미혼모 가정이 지금 살던 집의 밀린 가스비를 다 정리하고 임대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참으로 귀한 일을 하는 성도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내게 큰 행복입니다. 공급하신 하나님께는 영광되게, 헌금한 성도들에게는 보람되게, 이웃들에게는 기쁨이 되도록 하나님이 맡기시는 재정을 집행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미혼모 가정 가스 요금 미납 고지서와 공급중지 예고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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