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전쟁이 아닌 행복이려면

by 이도수 posted Sep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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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조금 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아내는 보자마다 아이를 목욕시키라며 명령하듯이 말을 던집니다. 남편은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봐달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막무가내입니다. 남편은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온종일 밖에서 일한 사람한테 너무한 거 아냐?’ 그리고 그동안 아내가 했던 무리한 요구들이 생각이 나고 남편은 자신이 잘했던 일만 생각납니다. 그러자 분노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남편의 근육은 긴장하고 혈압과 심장박동수는 올라가며, 뇌의 중추가 자극을 받고 공격모드로 바뀌게 됩니다. 분노는 집어 던지고, 부수고, 때리는 심각한 폭력적 행동이나 말을 통해서 상대방을 고통스럽게 만들려고 합니다. 결국 터집니다. “당신은 집에서 하는 게 뭐야” “내 친구 영석이네 와이프는 얼마나 애교가 넘치고 애들도 잘 기르는데” “당신은 영석이 와이프 쫓아가려면 멀었어” “당신 엄마랑 똑 같애” 그럼 아내도 가만 있을 수 없습니다. 아내도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쥐꼬리만한 월급 갖고 오면서 생색은 다 내” “내 친구 화자 남편은 연봉이 1억이 넘는데” “기껏 반의 반도 안 되면서 무슨 큰 소리야” “애들 학원비내고 방과후 한 두 개 시키면 생활비도 빠듯해” “남들 다 과외시키고 언어 연수도 시킨다는데 우리 애들은 언어 연수는커녕 학원도 못 다니겠어” 여기까지 가면 수습하기 어려운 큰 전쟁이 집안에 벌어진 겁니다. 물론 그 날만 놓고 보면 남편은 떳떳할 수 있습니다. 늦게까지 일해서 피곤하고 본인이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을 놓고 보면 남편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남편은 이번 주내내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 만난다고, 회식한다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했고, 목욕도 못 시켜주었습니다. 남편은 오늘 하루만 놓고 생각한 것이고 아내는 그 이전부터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총과 대포 쏘는 것도 전쟁이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전쟁이 많이 벌어집니다.

 

성경에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럴 상황이 아닌데 불쑥 전쟁과 관련된 단어가 출애굽기12장에 나옵니다. 왜 갑자기 이 단어가 나왔나 싶을 정도입니다.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자손의 장정이 육십만 명 가량이었습니다. 남녀노소 다 하면 족히 이삼 백 만 명은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물론 많은 숫자이지만 그들을 향해서 출애굽 저자는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사백삼십 년이라 사백삼십 년이 끝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은즉”(출12:40~41)이라고 표현합니다. 많은 세월을 애굽에서 노예로 있으면서 노예 근성도 있고, 무기도 없고, 전쟁을 할 수도 없는 오합지졸의 사람들입니다. 갑자기 쫓겨나듯이 나온 사람들을 여호와의 군대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군대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광야를 극복할 군대로, 가나안을 정복할 군대로,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나라를 건설할 여호와의 군대로 바라보시는 겁니다. 민수기를 보면 이스라엘 자손의 숫자를 셀 때에 군대로 일컬어집니다. 진영, 지휘관, 싸움, 전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면서 싸움에 나갈만한 수, 군대로 계수된 자가 지파마다 몇 명인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군대입니다. 에베소서에서는 하나님의 군사에게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군대는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인 말씀, 진리의 허리띠, 의의 호심경, 평안으로 예비된 복음을 전하는 신, 믿음의 방패와 같은 전신갑주를 입은 자들입니다.

 

예수를 믿는 우리는 하나님의 군대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전쟁과도 같습니다. 세상은 전쟁터라고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또한 영적 전쟁터라는 것을 분명히 명심해야 합니다. 영적전쟁은 어떤 물리적인 존재와의 싸움이라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사단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6:12)고 말씀합니다. "혈과 육"으로 표현된 말은 혈과 육으로 구성되어진 사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싸움은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라 '악한 영들'과의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절대로 사람과의 싸움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단이 뱀으로 하와를 유혹했고, 하와를 통해서 아담을 넘어뜨렸듯이 사단은 사람을 통해서 사람을 넘어뜨립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싸우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사단에게 완벽히 당하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남편과 아내의 '가정 전쟁'의 예를 들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력적인 행동과 말을 할 때에 영적전쟁에서 사단에게 당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부부 관계도 자녀 교육도 엉망이 됩니다. 행복해야 할 가정은 깨어지고 사단이 원하는대로 되어지고 맙니다. 여호와의 군사끼리 서로 싸우는 해프닝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사단이 성도끼리 싸우고, 분열하고, 분쟁하는 것을 얼마나 즐기고 있을지 인식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군대는 하나님의 무기인 말씀과 기도로 무장할 때에 일상이 전쟁이 아니라 행복일 수 있습니다. 성령충만하십시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