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사랑의집을 짓습니다

by 이도수 posted Nov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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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캄보디아 선교봉사 때 만났던  싸르은 집사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수줍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예배당이 지어진 것에 대해서 감사해하던 그 선한 얼굴이 생각납니다. 예배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싸르은 집사님의 작은 집에서 십 여 명이 모여서 주일마다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외에 평일날도 시간을 정해놓고 성도들이 모여서 기도해왔습니다. 싸르은 집사님은 초라한 자신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늘 마음 한 켠에 죄송함과 부담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집사님과 성도들은 예배당 짓는 것에 대한 필요를 가지고 3년 이상을 매일마다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곳을 포함해서 십 여 곳의 현지인 교회를 개척해서 섬기고 있는 김영대 선교사님이 싸르은 집사님에게 집을 새로 지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집사님은 자기 집보다는 예배당이 먼저라고 하면서 자신과 가족들은 괜찮지만 예배하는 장소가 넓은 곳으로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싸르은 집사님의 남편은 이혼한 후에 집을 떠났고 집사님 혼자서 세 자녀를 길러왔습니다. 큰 아들은 성인이 되어 한국에서 일하면서 돈 벌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스물 세 살 딸과 열 여덟 살 아들과 함께 살면서 동네 초등 학교의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교사를 하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약 70불 정도라고 합니다. 한국 돈으로 약 8만 원 정도 되는 돈입니다. 그녀는 최소한의 생계비도 안 되는 돈으로 두 자녀와 함께 살면서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나는 그곳을 다녀오면서 싸르은 집사님 집을 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그 뜻을 함께 갔던 몇 분께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집 지어주는 이야기를 들은 분들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어떤 분은 당장 하자는 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으로 알고 마음에 품고 추수감사절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집들은 땅에 바로 집을 짓는 것보다는 기둥을 세우고 1층 공간은 비워두거나 테이블을 놓고서 쉬거나 집안 일을 할 수있는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그리고 2층에 주거공간을 만들어서 살곤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기철에는 많은 비가 쏟아지기 때문에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2층에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으면 그렇게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2층으로 된 집이 아니면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고스란히 비 피해를 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지금 싸르은 집사님이 살고 있는 집은 바닥도 흙이고, 나무와 나뭇 잎사귀를 엮어서 벽과 지붕을 얹어 만든 1층 집입니다. 싸르은 집사님과 가족들은 그렇게 십수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2층으로 된 집을 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얼마 전에 싸르은 집사님 가정을 위해서 2층으로 집을 지으면 좋겠다는 메일을 권성대 선교사님에게  보냈습니다. 몇 일 후에 선교사님에게 답장이 오기를 너무 좋게 지어주는 것보다는 적당하게 살 집을 지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권선교사님과 통화를 해보았습니다. 선교사님 말로는 2층으로 집을 짓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뿐만 아니라 너무 좋게 지어도 다른 현지인 교회의 목회자나 사역자들의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1층으로 지으면서 비가 와도 피해가 없도록, 이번에 쁘람바이차옴새소망교회를 건축할 때처럼 콘크리트로 바닥을 올린 다음에 그 위에 벽돌로 집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자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방 두개와 부엌을 들이면서 4mX9m(약11평)로 집을 짓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략 6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예상됩니다. 성도들이 감사함으로 드리는 추수감사헌금 500만 원으로 하려고 했던 일이 100만 원이 더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한 성도님이 이 일을 위해서 100만 원을 헌금하면서 비용이 딱 맞게 되어서 나도 놀래기도 했습니다.


싸르은 집사님이 너무 너무 좋아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된다고 하면서 권선교사님은 우리 성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선교사님에게도 사랑의집을 짓는 일이 복음을 전하고 선교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 착수금으로 건축비의 절반을 보내면 바로 공사가 시작되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성탄절 즈음에는 싸르은 집사님의 집이 다 지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두 달 후면 멋지게 지어진 사랑의집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절기에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 그리고 레위인과 함께 즐거워하라고 하셨습니다. 즉 함께 먹고 마시면서 도움이 필요한 어렵고 힘든 이들을 축복하고 위로하라는 말씀입니다.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면서 하나님과 성도들과 이웃들과 함께 즐거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랑합니다.



* 정면에 보이는 집이 싸르은 집사님 가족이 살고 있는 나무로 지어진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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