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입니다

by 이도수 posted May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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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다가 잘되면 신나고 우쭐하다가도 잘 안되면 반대로 낙심하고 좌절하곤 합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된다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것으로 해냈기에 자랑할 만하며, 자신이 해내지 못했기에 낙심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자랑할 만한 것들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런 면들이 많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의지하고 바라볼만한 좋은 조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만큼 복음 전파에 대단히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 아직까지 없는 듯 합니다. 물론 그가 초대교회시대의 인물이며 여러 권의 성경을 저술했다는 이유로 인해서 그렇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바울은 가문이나 학식이나 열심에 있어서 많은 것을 가진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생 후 팔 일 만에 할례를 받았으며 베냐민의 지파요 히브리 인 중의 히브리 인이었습니다. 그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으로는 교회를 핍박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자신이 행한 일로 인해서 교만하거나 낙심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가 대단한 가문과 학식과 열심의 사람이었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예수님을 위해서 버렸으며 아무 것도 아닌 배설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예수님이 제일 소중한 분이었기에 그 어떤 것도 바울의 생애를 사로잡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빌3:3) 마음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의 힘과 지식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시는 힘과 능력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있는 다른 어떤 것들도 자랑거리가 되지 못하며 오직 예수님만이 자랑이며 증거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의지하고 신뢰하기가 쉽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신뢰하거나 의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형제끼리 서로 돕는 부분은 있어야 하지만 도움조차도 신뢰의 대상일 수 없습니다.

나에게 차라리 신뢰하거나 바라볼만한 것들이 많지 않아서 감사하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바라볼 것을 찾아보면 없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믿음의 가문이라는 것이, 조금 배웠다는 것이, 좋은 교회에 있다는 것이, 그리고 목사라는 것도 영적인 교만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오직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만을 자랑하고' '하나님 아닌 것을 신뢰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 나의 고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