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고백

by 이도수 posted Jun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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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죽는 것을 말하느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죽음에 대해서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죽느냐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것은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살아 온 시간이 짧고 긴 것과는 상관없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 죽음이 안타까울 수도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믿는 사람의 죽음은 천국으로 입성하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영광스러운 것입니다. 그런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 땅의 삶이 어떠했느냐도 한 번 짚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면서 멋진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딤후4:7-8)
세상의 타락과 죄악에 휩쓸려 다니거나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면서 살았다면 이런 고백을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서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사도 바울은 말 그대로 선한 싸움을 싸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에는 그 온 생명을 복음 전파에 사용했으며 그렇게도 가고자 했었던 로마에 까지 이르러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기에 그 입에서 달려갈 길을 '마쳤다'는 고백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입에서는 "다 이루었다"라는 표현으로 고백되어졌습니다.

지금 내 나이로는 죽음을 생각할 시기가 아니지만 언제 부르실지 모르는 우리의 시간이기에 우리는 고백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사도 바울과 같은 고백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도 이렇게 회자되어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날마다 유언장을 쓰듯이 살아가는 삶, 오늘 주님이 오실 수도 있다는 종말론적인 삶을 살아갈 때에 나 역시도 사도 바울과 같은 고백을 조금은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에 죽음을 생각하기가 죄송스럽지만 그 때를 나는 알 수 없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그 날에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다는 고백을 할 수 있도록 오늘도 맡겨 주신 시간 동안 사랑하며 축복하며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