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사십니까?

by 강성운 posted Feb 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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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오직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갈1:17)

사도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다음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고 아라비아와 다메섹에서 3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사도 바울이 아라비아와 다메섹에서 지낸 세월의 의미를 묵상해보길 원합니다.

사막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라비아는 우리가 성경에서 자주 접하는 ‘광야’의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구약에서 광야는 시련과 연단의 장소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사람들로 하여금 온전히 순종하는 믿음의 큰 사람으로 변화되어 나오는 장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광야는 겉으로는 고난과 외로움, 고통과 버려짐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정작 하나님은 그곳을 당신의 소중한 일꾼들에게 믿음과 소망이라는 새로운 체질을 갖게 하시는 리모델링의 현장으로 사용하셨던 것을 성경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광야길을 걸으며 믿음의 조상으로 자리매김했던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백성을 출애굽시켜 가나안땅으로 인도하기 위해 성숙되어져야 했던 모세, 그리고 이기주의자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야곱도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깊이 교제하며 믿음의 큰 사람들로 성숙되어져 갔던 것을 기억합니다.  

사도바울에게 있어서도 아라비아는 그와 같은 연단과 정화의 장소였을 것입니다. 그가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바로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같은 사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하는 조바심을 가질만도 했지만, 바울의 선택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익숙한 예루살렘이 아니라 아라비아라는 광야로 갔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사용하실 때 광야로 그를 내모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 독특한 사람 다루시는 방법은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믿음의 선조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 시간 저 자신과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바로 당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하나님만의 독특한 사람 다루시는 법입니다.  

이 시간 제가 걸어온 광야의 길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제가 겪었던 좌절과 실패, 가까운 길을 가지 못하게 막으시고 먼길을 돌아가게 하신 일, 병상에서 신음하던 고통, 믿던 사람에게 받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은 상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주는 절망감, 그리고 주님앞에서 깊은 한숨을 쉬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부르짓던 기도의 시간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광야의 시간들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또 얼마간의 광야 연단의 시간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 제 앞에 펼쳐진 광야가 절망이 아니라 소망임을, 저주가 아니라 축복임을 지금까지 걸어온 삶을 통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절망 중에 소망을 품게 하시는 하나님” 또한 “감당치 못할 시험은 주지 않으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절망 가운데 몸서리치며 울부짖는 형제 자매님들이 계실것입니다. 당신의 마음 속에 하나님께서 여전히 주인으로 계신다면, 당신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새소망의 텃밭에 뿌려진 축복의 씨앗임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 위로 태양이 보이지 않게 하신 것은 절망을 주시고자 하심이 아닙니다. 당신이 풍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나님은 당신 위로 얇은 두께의 토양을 덮으시고 보호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당신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정말로 아름다운 새싹을 틔워 땅을 뚫고 나오기까지 하나님은 낮의 해와 밤의 달이, 그리고 하늘의 새와 땅의 짐승이 당신을 해치지 못하도록 잠시 얇은 흙 속에 가두워 두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와 감사함으로 새싹이 틀 날을 소망합니다. 반드시 그 땅을 뚫고 솟아나와 밝은 태양을 볼 날이 옵니다. 그날에 하나님께 올려드릴 영광과 감사와 찬양이 땅을 솟고 나와 온 세상에 가득 찰 것이라 믿습니다.

그날에 우리가 더욱 크게 노래하며 춤을 출 것입니다.

광야로 내몰아주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