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우리가 살 길입니다

by 이도수 posted Jul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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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아서 베다니라는 작은 마을로 들어가십니다. 이 마을은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리신 나사로가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 나사로의 집에서는 생명의 은인이신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님을 정성껏 맞이하기 위해서 잔치를 베풉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신 예수님을 다시 뵙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쁘고 좋았겠습니까? 나사로의 여동생 마르다는 역시나 성격처럼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나사로는 예수님과 함께 앉아서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면서 잔치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 때, 나사로의 또 다른 여동생인 마리아가 잔치를 즐기는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는 행동을 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던, 값으로 따져도 엄청나게 나가는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습니다. 왠만한 사람이 일년을 벌어야 살 수 있는 아주 비싼 향유였습니다. 비싼 것도 비싼 것이었지만 이 향유는 마리아의 전재산일 수도 있으며 장래를 위해서 모아 왔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마리아에게는 분명히 매우 소중한 것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마리아의 정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머리칼로 향유가 묻은 예수님의 발을 씻겨 드립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당시는 더우기나 여자들에게 머리칼은 여인의 자존심이며 상징이며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귀한 머리카락으로 발을 씻기는 발수건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한 것처럼 예수님을 향한 마리아의 사랑이 그 마음에 가득합니다.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룟 유다가 그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 비싼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순식간에 허비하느냐고 큰소리를 칩니다. 물론 가룟 유다의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돈이면 수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고 생계를 걱정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룟 유다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행동을 칭찬하시고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이 일을 기억되게 하라고 하십니다. 마리아가 의식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장사를 위해서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십니다. 어찌보면 예수님한테도 따질 수 있습니다. 왜 비싼 향유를 그렇게 순식간에 낭비하는데 내버려 두라고만 하십니까? 정말 아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결국 예수님을 위한 것이 아닙니까? 꼭 그런 방법으로만 영광을 취하셔야 했습니까? 하고 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우리의 경배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경배받기에 합당하시며 마땅히 경배받으셔야 합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가난한 자들은 언제든 도울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구제의 대상이며 사랑의 대상입니다. 경배해야 할 때는 경배해야 하며, 경배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면 사용해야 합니다. 경배를 위해서 쓰는 것조차도 낭비이며 허비라고 하는 것은 예배를 모르는 것이며, 진정한 구제를 모르는 것이며, 예수님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에서 그랬습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야 하고 민중을 위해야 한다면서 예수님에 대한 예배는 등한시하고 거기에 드는 돈조차도 다 구제를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 편으로 보면 그럴듯한 논리입니다만 그것은 가난한 사람을 향한 경배나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결코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며 구제의 대상일 뿐입니다. 결국, 예배를 등한시한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의 열매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예배하는 것은 신앙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이 예배받아야 마땅한 분이시기도 하지만, 예배해야 우리가 사는 길이며 힘을 공급받는 길입니다. 그래서 예배당은 필요한 것이며 예배당에 들어가는 다소 고가의 음향 장비나 비용은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해야 구제할 수 있는 힘도 생기고 선교할 수 있는 에너지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예배는 우리가 살아갈 힘의 공급처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배에 들어가는 돈은 아주 필요합니다. 예배가 살아야 교회가 살고, 성도가 살고, 사회가 살고, 나라가 삽니다. 예배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아까와 하지 맙시다. 낭비라고 허비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예배는 우리가 살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