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파요, 밥 주세요'라는 말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by 이도수 posted Nov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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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1) 저와 구제부장 최병화 집사님과 정정원 목사님 이렇게 세 명이 양지로 내려갔습니다.

유방암 수술을 한 후에 양지에 있는 온누리선교센터에 머물고 있는 레스튜 선교사님을 만나기 위해서 였습니다.

레스튜 선교사님은 인도네시아 분이며 남편은 한국인 박재성 선교사님입니다.

인도네시아에 들어가서 9년 간 선교 사역을 해왔습니다.

최근 2년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해서 건강검진을  못 한 상태였는데 

손에 잡히는 것이 있어서 검진을 해보니 유방암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정밀 검사를 하고 9월 말에 수술을 했고 이제 한 달이 조금 지난 상태였습니다.

항암 치료를 6차까지 받아야 하는데 지난 주에 1차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고 나면 대개는 힘이 빠지고, 밥 맛을 잃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선교사님 부부는 항암 치료 받으면서 그런 증상이 없기를 기도했다고 합니다.

항암 치료를 받고 온 다음 날 아침, 레스튜 선교사님이 남편에게 "배 고파요, 밥 주세요"라고 그랬답니다.

박선교사님은 아내의 그 말을 듣고는 너무 감사했고 기뻤답니다.

항암 치료를 받고 나면 구토와 구역질이나 입안과 기도가 헐어서 밥을 먹기가 어렵고 먹고 싶지도 않다고 하는데,

아내의 입에서 밥 달라는 소리가 나온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라고 감사했습니다.

그 말을 하는 박 선교사님의 얼굴이 마치 소년처럼 너무나 기쁘고 환한 얼굴이었습니다.

아내를 애뜻하게 사랑하는 그 마음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나 때문에 아내가 이렇게 암에 걸려서 고통을 받는다고 하면서 미안해 했습니다.


숙소에서 10분 거리 떨어진 이천에 동양에서 제일 큰 아울렛이 생겼는데 그곳에 점심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레스튜 선교사님이 지난 번에 한 번 와서 부페 식당에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답니다.

식당 이름을 물어보니 이름은 모르고 그냥 가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갔습니다.

2층에 있다고해서 가보니 전부 패션몰로 가득했습니다.

3층을 쳐다보니 식당가가 있어서 올라갔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집을 지나다보니 그것도 먹고 싶다고 하면서도

레스튜 선교사님은 지난 번 기억을 되짚으면서 한식부페 집에 들어갔습니다.

몇 접시 가져다가 먹는 레스튜 선교사님의 얼굴이 밝고 좋아보였습니다.

남편인 박선교사님이 옆에서 아내를 위해서 챙겨주는 모습이 참 다정하게 보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인도네시아에 머물고 있답니다.

학교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근처 선교사님 집에 머물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답니다.

겨울방학에 한국에 들어와서 함께 지내다가 다시 돌려보낼지 어떨지 아직 고민 중이랍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은 엄마하고 절대로 떨어져서 따로 지내지 않겠다고 한답니다.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이라서 부모로서 여간 고민이 된다고 합니다.


치료가 항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파선까지 전이가 된 상태에다가 허투 양성 반응이라서

그 암은 표적 치료가 1년 정도는 필요하고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한답니다.

그래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합니다.

2년 가까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에 지치지 않고 잘 치료받기를 기도해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용기와 담대함을 주셔서 투병 기간이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급속하게 치료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손길을 또한 기도합니다.

우리 성도들이 드린 추수감사헌금 중에서 50만 원을 전달하며 위로해드렸습니다.


사랑합니다.


IMG_6075.JPG

* 사진 왼쪽부터 박재성 선교사, 이도수 목사, 레스튜 선교사, 정정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