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기도 응답 못 받은 분에게

by 이도수 posted Dec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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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응답받지 못한 기도가 있으신가요?
다르게 표현하자면 아직 하나님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은 기도,
분명히 응답하실 것 같은데 여전히 응답받지 못한 기도, 그런 것 말입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향해서 끊임없이 외치며 부르짖었던 것 같습니다.
"여호와 내 구원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야로 주의 앞에 부르짖었사오니"(시88:1)
그러나 하나님께서 여전히 시원하게 응답하지 않으신 모양이구요.
그래서 시편 기자는 화가 잔뜩 났고 원망이 가득해 있습니다.
자신의 심정이 지금 얼마나 고통스럽고 죽을 지경인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중에 던지운 바 되었으며 살육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
주께서 다시 기억지 아니하시니 주의 손에서 끊어진 자니이다
주께서 나를 깊은 웅덩이 어두운 곳 음침한 데 두셨사오며
주의 노가 나를 심히 누르시고 주의 모든 파도로 나를 괴롭게 하셨나이다"(5-7절)
나에게 어려움을 주셔서 괴롭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화가 났습니다.
하나님께 하소연하면서 푸념도 하고 공갈(?)과 협박(?)도 하는 듯 합니다.

죽고 나서야 응답하실 거냐구, 다 죽은 다음에 응답하시면 무슨 소용이냐구 시편 기자는 불만을 쏟아냅니다.
"주께서 사망한 자에게 기사를 보이시겠나이까 유혼이 일어나 주를 찬송하리이까
주의 인자하심을 무덤에서, 주의 성실하심을 멸망 중에서 선포할 수 있으리이까
흑암 중에서 주의 기사와 잊음의 땅에서 주의 의를 알 수 있으리이까"(10-12절)
얼마나 안타깝고 고통스러우면 하나님께 이렇게 그 마음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시편 기자는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금 기대를 가지고 기도합니다.
그렇지 진작에 이렇게 기도해야지 경망스럽게 그렇게 기도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원망스럽고 미워도 역시 기댈 곳은 하나님 밖에 없나 봅니다.
"여호와여 오직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달하리이다"(13절)
내일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란 기대를 가지며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일이 되었어도 여전히 어제와 동일하게 문제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문제는 남아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고통은 존재합니다.
이쯤하면 응답하실만도 할텐데, 수많은 날이 지났지만 응답이 없습니다.
시편 기자는 다시 어찌하여 응답하지 않으시냐고 하소연하며 통곡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어찌하여 나의 영혼을 버리시며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내게 숨기시나이까
내가 소시부터 곤란을 당하여 죽게 되었사오며 주의 두렵게 하심을 당할 때에 황망하였나이다
주의 진노가 내게 넘치고 주의 두렵게 하심이 나를 끊었나이다
이런 일이 물같이 종일 나를 에우며 함께 나를 둘렀나이다
주께서 나의 사랑하는 자와 친구를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며 나의 아는 자를 흑암에 두셨나이다"(14-18절)

어떤 응답과 해결 없이 시편 기자의 간절한 기도는 이렇게 마칩니다.
하나님을 향한 기대와 찬양으로 마무리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른 시편은 그래도 기대와 소망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마무리했었는데 말입니다.

시편 기자의 마음도 우리의 마음과 같나 봅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향해서 푸념도 원망도 협박도 절규도 해보며
때론 확신과 소망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다시 외치며 기도하지요.
희망도 소망도 보이지 않고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응답받지 못한 기도 제목을 가지고 시편 기자는 하나님 앞에 있습니다.

이것이 기도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편 기자는 여전히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낙심이든 좌절이든 푸념이든 협박이든 하나님께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어떤 마음이든 그래도 하나님 앞에 와서 앉는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