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주면서 살아요

by 이도수 posted Feb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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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 선수와 부인이 결혼기념일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아내를 위해서 편지와 함께 예쁜 반지를 선물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어느 땐가 야구 시즌이 끝나서 추신수 선수와 부인이 한국에 갔을 때 시내 구경을 나갔는데, 부인이 구루마에서 몇 천 원짜리 이미테이션 반지를 끼고는 너무 좋아하면서 그것을 샀다고 합니다. 미국에 와서도 자주 끼고 다녔던 것을 기억해서, 추신수 선수는 똑같이 진짜 보석으로 주문 제작해서 편지와 함께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아내가 감동하면서 너무 기뻐하는 모습에 추신수 선수도 행복해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잡혔습니다. 그리고 추신수 선수의 아내는 남편이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한 것을 기억하면서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하는 사랑의 말을 남편에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방송을 위한 설정일 수도 있겠고, 추신수 선수가 남자들의 공공의 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기억해주면서 마음 깊이 사랑을 표현해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내가 왜 그 프로그램을 같이 보자고 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사람은 기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누군가 나를 기념해주고, 나를 기억해주면 좋아합니다. 이제 열 한 살 되는 딸 하주는 생일이 오 월인데 벌써부터 자기 생일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만난 지 오십일, 백일, 이백일, 삼백일, 일 년, 몇 일하면서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잘 합니다. 우리 인생의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기억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션이라는 가수는 아이들 생일을 기념해서 하루에 1만 원씩 모아온 돈으로 밥퍼를 후원하고 밥퍼봉사 하는 일을 합니다. 결혼기념일에는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보육원에 가서 후원하고 자원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네 아이의 아빠이면서 후원하는 아이들만 800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가까운 가족들을 기억해주고 싶습니다. 결혼 20주년이 지났지만 아내의 사랑과 수고와 헌신을 잘 기억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아내와의 약속도 기억하고 좋아하는 책, , , 음식, 추억을 기억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놀이, 음식, , , 친구들 이름도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딸이 크면서 닥친 어려움으로 힘들어 할 때에, 딸이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을 아빠인 내가 기억시켜주면서 말로 격려와 용기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하나님도 기억하며 기념하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넌 후에 각 지파마다 돌 하나씩을 요단강에서 메어서 오게 했습니다. 요단강을 걸어서 건너게 하신 하나님의 역사와 기적을 기억하게 하시려는 의도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도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믿음으로 살게 하시려는 뜻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해야 하며, 구원하신 역사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은 복입니다. 나를 살려주신 사건들을 기억하며, 은혜를 감사하며, 지혜와 도우심을 기억하며 사는 것은 복 있는 인생입니다. 마치 자녀들이 부모의 사랑과 수고를 기억하며 사는 것이 복된 인생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위대함과 강함을 알게 하셔서,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시려고 기억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기이한 일을 보리라고 했던 여호수아의 말처럼 모든 백성이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또 다른 명령을 내렸습니다. 각 지파에 한 사람씩 택하게 했습니다. 그 사람들로 하여금 요단강에서 돌을 골라서 어깨에 메어 가져오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돌들이 표징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 돌들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에 요단강 도하를 자연스럽게 알게 하시려는 의도였습니다.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7)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역사와 행하심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면서 기념이 되게 하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 사람이나 자손에게 하나님의 역사를 알게 하며, 가르쳐 주는 것은 해야 할 일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 대신에 하나님이 준비하신 숫양을 번제로 드리고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고 부르며, 그 사실을 기념하여 기억하도록 했습니다. 야곱이 꿈 속에서 하나님을 뵙고 잠이 깨어 베개로 해서 자던 돌을 쌓고 그곳을 여호와의 집이라고 부르며, 벧엘이라고 명하며 기억했습니다. 모세가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 닛시라고 부르며, 후손에게 기억하게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여인이 향유 옥합을 깨뜨려서 당신의 발에 붓고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은 사건을 통해서 그 일과 그녀를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면 결국 기억하는 사람과 그 후손에게 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12:14)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네 양과 소로 네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 내가 내 이름을 기념하게 하는 모든 곳에서 네게 임하여 복을 주리라”(20:24)

 

우리 삶에도 하나님의 역사와 행하심과 구원하심을 늘 기억하며 기념했으면 좋겠습니다. 합격, 입학, 졸업, 수술, 치료, 결혼, 출산, 개업, 이사, 이전, 취업, 승진 등 모든 일들을 기념하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복된 인생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