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과 '내어드림'

by 이도수 posted May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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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 내린 히브리 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남자 아이들은 다 죽이라는 명령때문에
남자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심정은 얼마나 안타깝고 아팠을까요?
그러나 어떤 엄마가 태어난 아이를 죽일 수 있겠습니까?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온갖 궁리와 방법을 다 해 볼 것입니다.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가진 채로 아이를 살리려고 할 것입니다.

모세의 어미 역시도 심각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 분명합니다.
모세의 어미는 아이를 얼마간 숨겨서 키울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울음 소리가 새어나가 애굽 군대에라도 들키게 되면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도 울거나 보채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얼마간을 아이를 젖먹이고 키웠지만 이제 더 이상 키울 수는 없습니다.
울음 소리는 더욱 커지고 생명의 흔적은 더 이상 감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어미는 아이를 결국 하수에 내려놓게 됩니다.
갈대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아이를 넣어서 강에 띄우는 것입니다.
얼마나 안타깝고 위험천만한 장면입니까?
그러나 그렇게라도 아이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모세의 어미는 아이를 하수에 내려놓았습니다.
심히 고통스럽고 안타까왔지만 내려놓았습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며 위험스러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내려놓아야 아이도 살고 가족들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려놓음'은 아이를 죽게 한 것이 아니라 살게 했습니다.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요즘 모유수유를 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잘 빨지 못합니다.
얼마간 빨다가 힘들어서 '엥엥' 거리면서 엄마 젖을 입에서 빼버립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안쓰럽고 아픕니다.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든 젖을 빨려보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잘 안되면 아이도 아이지만 부모인 우리가 낙심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엄마 젖을 잘 먹어야 건강하게 잘 클 수 있을텐데 하면서
젖이 잘 안 나와서 아이가 먹지 못하면 너무 안타깝습니다.(초보 엄마,아빠^^)

아이 양육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가 생각 해 놓은 방법과 시나리오대로 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려놓으니까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렇게 하니까 아이가 엄마 젖도 더 잘 빨더군요.^^ 감사한 일입니다.

모세의 어미는 하숫가에 내려놓은 아이를 쫓아가 보라고 누이를 보냅니다.
바로의 딸이 아이 모세를 물에서 건져냅니다.
모세의 어미는 아이 모세에게 젖먹이는 유모가 됩니다.
얼마간 아이에게 젖을 먹인 후에 모세의 어미는 아이를 다시 바로의 딸에게 데려가야 했습니다.
이제 모세는 그 어미의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젖을 먹이다가 젖을 뗀 후에는 바로의 딸에게 내어드려야 합니다.

우리의 것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도, 일도, 공부도, 사업도, 재능도... 모든 것이 맡겨진 것입니다.
맡기신 것이기에 잘 사용하면서 하나님께 내어드려야 합니다.
나의 소유나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어드려야 하는 것들입니다.

'내어드림'이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잘 쓰십니다.
내어드린 모세를 하나님께서 쓰신 것처럼 내 것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내어드려야 합니다.

'내려놓음'보다 더 한 것이 '내어드림'이더군요.
맡기신 모든 것을 주님께 내려놓습니다, 아니 내어드립니다.
주님의 뜻대로 사용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