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by 이도수 posted Oct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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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께서 나를 낳으시고 이름을 '도수'라고 지어주셨습니다.
어린 시절 내게는 그렇게 맘에 드는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이름 때문에 이런 저런 듣기 싫은 별명도 얻었던 것 같습니다.
형님의 이름은 석수입니다. 나보다 더 지독한 별명이 많았습니다^^.
한자로 나의 가운데 자는 道이고 형님은 石입니다.
부친께서 예수님은 길이시요 반석이시라는 고백으로 그렇게 지으셨습니다.
얼마나 멋지고 은혜로운 이름입니까?
지금은 나의 이름을 부르노라면 너무나 좋습니다.

이름에는 그 이름을 지은 분의 마음, 생각, 철학, 신앙 등이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막걸리에 취해서 면 서기에게 아무 이름이나 불러 준 그런 이름은 말고요.^^
얼마나 딸이 서운하고 아들을 낳고 싶었으면 끝순이, 섭순이, 후남이라고 지었을까요.
이렇듯 때로는 그 이름에 원망과 서운함이 담겨지기도 합니다.

모세의 두 아들의 이름이 출애굽기 18장에 나옵니다.
첫째 아들의 이름은 게르솜, 둘째 아들의 이름은 엘리에셀이었습니다.
게르솜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내가 이방에서 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모세의 원망과 서러움이 그 첫째 아들의 이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원망스러웠으면 아들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요.
홀홀 단신으로 광야로 도망쳐 온 자신의 처지에 큰 한숨이 나왔을 것입니다.
고향이 너무나도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의 이름은 달랐습니다.
'나의 아버지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셨고 바로의 칼에서 구원하셨다'는
의미로 엘리에셀이라고 지었습니다.
원망과 한탄의 시간을 보내던 모세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돌보심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모세가 둘째 아들을 낳고서는 멋진 신앙 고백의 사람으로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세에게 미디안 광야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으며 성숙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양 치는 일을 하면서 광야의 아프고 힘겨운 시간들이 모세를 키웠을 것입니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생명과 주어진 삶에 감사하는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모세가 만난 미디안 광야가 모세를 성숙하게 만들고 신앙을 크게 했습니다.

당신에게는 어떤 광야가 있습니까?
견딜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광야가 있습니까?
지금 혹시라도 원망과 한탄과 설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까?
광야는 주님을 깊이 만나며 나를 성숙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광야는 나를 돌아보며 회개하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지금 광야입니까?
광야는 나를 키우는 기회입니다.
광야는 주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주님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