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이 아직도 많나이다

by 이도수 posted Dec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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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이 아직도 많나이다 (막10: 17-31)

한 청년이 예수님께 달려와서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며
살인하지 말고, 거짓 증거하지 말고, 속이지 말고,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십니다.
그 청년은 어렸을 때부터 율법을 다 지키며 살았었다고 대답합니다.

과연 그는 마음에 어떤 의문이 있었기에 예수님을 찾아 온 것일까요?
율법을 잘 지켜 온 그 사람에게 어떤 부족함이 있었을까요?
그가 율법을 잘 지키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찾아왔을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는 영생에 이르는 길을 알고 싶어서 온 것이 분명합니다.
그가 율법을 통해서 영생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찾아온 것으로 여겨집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나름대로 한 사람인 듯 합니다.
부유함의 복은 받았지만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허전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진리를 알고, 찾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나름대로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 청년 안에는 정말 영생이 무엇이며 천국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율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어떤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그런 진지한 고민이 있었기에 예수님이 그를 사랑하였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삶에 고민과 갈망과 갈증이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아무 생각도 없이, 고민이나 갈등도 없이 사는 것은 주님이 기뻐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진실되게, 아름답게, 의미있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귀한 것입니다.
주님은 그렇게 사는 우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찾아 온 그에게 예수님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가서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고 나를 쫓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에 그는 근심하며 돌아갔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청년은 영적인 고민은 있었지만, 재물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재산이 유산이었다면 조상의 기업을 다 나누는 것은,
사실 기업을 지키지 못한 어리석은 후손이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벌어 들인 재산이었다면 아무리 가난한 자들을 향한 선행이라 할지라도
많은 재산을 가진 그에게 있어서는 정말 어려운 결단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재물은 삶의 가장 우선순위였던 것입니다.
부자 청년의 고민은 삶의 우선 순위를 포기하는 것에 대한 갈등과 혼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의 진정한 의미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삶의 주인으로 여겼던 재물 대신에 예수를 주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주님은 그 청년에게 재물이 주인이 아니라는 고백을 하길 원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주님은 동일하게 도전하고 계십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고 계십니다.
주님을 위해서 재물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할 수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정말 우리의 모든 재산을 다 팔아서 헌금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 나눈 후에,
선교사가 되든, 목사가 되든 오직 주님만을 위해서 헌신하라는 메세지일까요?
물론, 어떤 분들에게는 정말 그렇게 강권적으로 역사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주님이 진정으로 내 삶의 주인이라고 신실하고 진지한 고백을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고백한대로 살아 갈 때에, 오히려 놀라운 복을 누릴 것을 약속하고 계십니다.
움켜쥐고 있는 재물을 내려 놓을 때에 오히려 주님이 준비해 놓으신
몇 십 배의 축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영적인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내려놓으면 죽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려놓으면 손해보고 다시는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것이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맞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내려 놓을 때에 경험하게 되는 주님의 놀라운 축복을 경험하는 자만이,
형언할 수 없는 놀라운 축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사실 주님을 나의 주인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여전히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들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날마다, 순간마다 내가 내려 놓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재물이라면, 자녀라면, 사업이라면, 명예라면, 힘이라면, 건강이라면,
인생의 성공이라면, 인정받으려는 욕망이라면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자 청년은 재물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지 못하고 근심하면서 예수님을 떠납니다.
가진 것이 많으면 포기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진 것이 없으면 포기하기 쉽습니다.
아니, 주님의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어떤 것도 내려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서 내가 가진 것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여전히 내가 쥐고 있고, 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너무나 많나이다"

다 주님의 것입니다.
다 주님의 것임을 날마다 고백하며 살기를 소원합니다.
주님께서 날마다 내게 그 마음 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