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비"와 "좋은 일"을 구별하라

by 이도수 posted Jan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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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비"와 "좋은 일"을 구별하라 (눅14:1~9)

예수님께서 베다니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십니다.
그 때에 한 여인이 값진 향유 나드 한 옥합을 깨뜨리고 예수님의 머리에 붓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아꼈던, 값으로 따져도 엄청나게 나가는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습니다.
왠만한 사람이 일년을 벌어야 살 수 있는 아주 비싼 향유였습니다.
이 향유는 그 녀의 전 재산일 수 있으며, 장래를 위해서 모아 왔던 것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 녀에게는 분명히 매우 소중한 것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요12장에서는 그 여인을 마리아라고 말하고 있는데, 마리아의 정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머리칼로 향유가 묻은 예수님의 발을 씻겨 드립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당시는 더우기 머리털은 여인의 자존심이자 상징이며 그렇게 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소중한 머리카락으로 발을 씻기는 발수건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한 것처럼 예수님을 향한 마리아의 사랑이 그 마음에 가득합니다.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룟 유다가 그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 비싼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순식간에 "허비"하느냐고 큰소리를 칩니다.
물론 가룟 유다의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돈이면 수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도 있고 생계를 걱정하지 않도록 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룟 유다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명분을 내세워 비판하지만, 사실은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가장소중한 것을 내어드리는 것이 사랑입니다.
마리아는 사랑하는 예수님을 위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책망하는 자들에게 괴롭게 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하십니다.
마리아는 내게 "좋은 일"을 했다고 칭찬하시면서 세상 끝 날까지 기억되게 하라고 하십니다.
마리아가 의식적으로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한 것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장사를 위해서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십니다.
어찌보면 예수님한테도 따질 수 있습니다.
왜 비싼 향유를 그렇게 순식간에 낭비하고 있는데 내버려 두라고만 하십니까?
정말 아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결국 예수님을 위한 것이 아닙니까?
꼭 그런 방법으로만 영광을 취하셔야 합니까? 하고 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우리의 경배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경배받기에 합당하시며 마땅히 경배받으셔야 합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가난한 자들은 언제든지 도울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구제의 대상이며 사랑의 대상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데 있어서는 더욱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경배해야 할 때는 경배하며, 경배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면 사용해야 합니다.
경배를 위해서 쓰는 것조차도 낭비이며 허비라고 하는 것은
예배를 모르는 것이며, 진정한 구제를 모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해방신학이나 자유주의신학이 그랬습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하고 민중을 위해야 한다면서 예수님에 대한 예배는 등한시하고
거기에 드는 돈조차도 다 선한 일과 구제를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 편으로 보면 그럴듯한 논리입니다만 그것은 가난한 사람을 향한 경배나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결코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며 구제의 대상일 뿐입니다.
결국, 예배를 등한시한 해방신학이나 자유주의신학의 열매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예배하는 것은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것이 좋은 일이며 예수님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다고 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이 예배받아야 마땅한 분이시기에 예배해야 합니다.
또한, 예배는 우리가 사는 길이며 힘을 공급받는 최고의 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예배 때문에 생겨나는 수고와 재정은 허비가 아닌 것입니다.
주일날 우리가 예배드리는 것이 허비가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예배당은 필요하며 때로는 다소 고가의 음향 장비도 필요하게 되는 것이며
예배를 위해서라면, 우리의 시간을 따로 드리는 것은 결코 허비가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해야 구제할 수 있는 힘도 생기고, 선교할 수 있는 에너지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예배는 허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힘의 공급처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배에 들어가는 시간과 돈은 정말 필요합니다.
예배를 위해서 드리는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라고 허비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주일날 예배하는 것 때문에 일을 못하고 공부를 못하고 할 일을 못한다고 아까와 하지 맙시다.
예배가 살아야 내가 살고, 가정이 살고, 사회가 살고, 나라가 삽니다.
예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좋은 일이며, 우리가 살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