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유모 사이에서 거룩한 줄타기

by 이도수 posted Sep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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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의 열정적인 삶과 가르침 앞에 누구나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는 열정적인 복음전도자이면서 뜨거운 사랑으로 성도를 품은 목회자였다.

목회자로서 사도 바울을 닮고 싶은 것을 인지상정이다.

사도 바울은 목회자로서 이런 고백을 하고 있다.

"오직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 되어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이 하였으니"(살전2:7)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르는 것처럼 너희를 그렇게 길렀다는 말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like a nurse taking care of her children"(RSV) 이다.

다시 말해서 유모가 남의 아이를 자기 자식처럼 기른다는 의미이다.

유모는 남의 자녀를 돌보아주는 사람이다.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그 일만 하면 된다.

굳이 남의 자식을 자기 자식을 기르는 것처럼 하지 않아도 된다.

유모의 역할에 충실하기만해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울은 자기 자녀를 기르는 것처럼 헌신적으로 목회를 했다는 것이다.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 첫번째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하나님의 자녀를 자기 자녀를 기르는 것처럼 길렀다는 것이다.

자신은 유모이지만 맡겨진 자들이 나의 자녀는 아니지만 나의 자녀처럼 양육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자기 자녀를 기름같이 길렀지만 역시 자신은 유모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잊지않았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목회자인 내게 하나님의사람들을 맡겨주셨다.

제자반과 성경공부와 목회 사역을 통해서 사람들을 양육하라고 맡기신 것이다.

맡겨진 사람들을 나의 사람, 나의 자녀같이 양육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자식처럼 양육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사람들은 나의 자녀 즉, 나의 양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자녀라든지, 나의 양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나는 유모라는 사실을 또한 잊지 않아야 한다.

나의 자녀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이며 양들인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그 사업을 할 때에 내 사업이기에 열정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

그러나, 그 사업이 나의 사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업이라고 고백해야 한다.

하나님이 찾으시며 내놓으라고 한다면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되지만 두 번째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두 가지가 다 쉽지 않을 수 있다.

남의 기업이니까, 내가 나중에 사업을 할 때는 열정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다니는 직장을 나의 사업처럼 여기고 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그렇게 일한다고 할지라도 내 것인냥 교만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자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남의 자식처럼 기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식들은 누가 하지 말라고해도 잘 키우고, 잘 먹이고, 잘 가르칠 것이다.

그러나, 내 자식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자식이지만, 나는 하나님의 유모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잘 양육하고 길러서 하나님이 달라고 할 때에 드려야 한다.

자식을 하나님께서 유모인 내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며 기를 때,

그 자식이 잘 클 것이고, 하나님께 내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지 내 자녀를 기르는 것처럼 귀하게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이 내려 놓으라고 하면 언제든 내려 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와 유모라는 역할 사이에서 거룩한 믿음의 줄타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