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삽니다

by 이도수 posted Jan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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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활동하시던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제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기적을 행하면서 이스라엘을 이끌어 출애굽하게 했던 모세와 같은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치적인 왕으로서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고대하던 메시아가 온 것 같았습니다. 예수라는 자가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떡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를 나누어 배부르게 했습니다. 수많은 각종 병자들을 치료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놀라운 일을 행했습니다.

 

많은 무리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에 환호했습니다.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화려하고 멋진 황금마차나 수레를 타지 않으셨습니다. 겸손하게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백성들은 이스라엘을 기적적으로 살려낼 메시아를 만나보고 싶어했습니다. 예수를 만나 보고자하는 사람들 중에서 헬라인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제자들을 통해서 예수를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예수의 가르침과 기적을 직접 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예수를 향한 찬양과 존경이 넘쳤습니다. 한 마디로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12:24~25) 자신은 죽으러 왔다는 말이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는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입니다. 모든 지혜와 능력과 권세를 가진 분입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땅에 죽으러 오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지고 대신 죽어주시려고 희생 제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정말 우리 죄를 위해서 죽어주셨습니다. 한 알의 밀이 되어주셨습니다. 땅에 떨어져 썩어지셨습니다. 예수의 죽으심으로 모든 죄인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를 살려주셨습니다. 한 알의 밀이 되어서 땅에 떨어져 썩어져서 많은 열매를 맺어주셨습니다.

 

예수 안에 있는 우리는 죽어도 영원히 삽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도 자신이 죽으면 삽니다. 우리의 성질, 욕심, 자아, 교만, 고집이 죽으면 삽니다. 가정이 살고, 공동체가 살고, 자녀가 살고 자기 자신도 삽니다. 예수를 믿든지 믿지 않든지 기본 원리는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전에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한글도 모르던 한 평범한 김판수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한글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폭력에 조선어학회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습니다. 결국 김판수의 죽음으로 많은 사람을 살렸고 조선말사전이 출판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일제 강점기에 유관순열사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33인 중의 16명이 기독교인이었으며,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사람 중의 16.9%가 기독교인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기독교인 인구가 20만 명으로 인구의 채 1.5% 정도였습니다. 기독교인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나라의 광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희생과 헌신으로 죽기에 가정이 삽니다. 엄마는 자신의 몸에 생명체를 잉태합니다. 그 생명체를 위해서 먹는 것과 하고 싶은 것과 생활하는 것에 희생과 헌신이 따릅니다. 아이를 출산하면서 몸매를 잃어버리고 건강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가족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밥 준비하고, 깨우고, 먹이고, 청소와 빨래 등을 하니까 가정이 사는 것입니다. 아버지들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복잡한 교통난에 시달리며 출근해서 일합니다. 때로는 일에 치이고,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나 욕을 듣고,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합니다. 그런 아버지들이 계셨기에 우리 가정이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우리 삶의 기본 원리이면서 기독교에 있어서도 분명한 역설적인 진리입니다. 버리면 얻습니다. 지면 이깁니다. 죽으면 삽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이것은 하나님을 믿으면 가능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죽을 수 있습니다.

 

죽는다고 하면 참는 것, 헌신하는 것, 포기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아집과 자아와 교만이 죽는 것입니다. 때로는 선한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아집과 고집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생각과 고집으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월드비전이라고 하는 국제구호단체가 있습니다. 김혜자, 한비야 씨가 홍보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한국전쟁에서 고아가 된 아이들 돕는 일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NGO가 되었습니다. 설립자이며 총재였던 밥 피어스는 세상의 가난한 소자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은 참다운 사마리아인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들로 인하여 내 마음도 울게 하소서라고 하면서 선한 사업을 위해서 달려 나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이런 태도는 가족들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돕고 있는 이들이 겪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빈곤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아내와 자녀들을 뒤로 제쳐 둔 채, 사역을 확대하고 영향력을 넓혀나갔습니다.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에 딸이 해외 출장 중이던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서 집으로 돌아와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아빠가 두 팔로 나를 감싸 주시는 것을 느끼고 싶어요라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아내의 간곡한 요청에도 밥 피어스는 또 다른 구제 사역을 위해서 베트남 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후에 그 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그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일중독과 신체적, 정신적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이사회와 계속 갈등을 겪던 그는 월드비전 이사회에 의해서 면직을 당하게 됩니다.


관계가 엉망으로 망가진 채로 안타까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아집과 고집이 죽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아와 아집과 교만이 죽어야 합니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성질, 욕심, 자아, 아집, 고집, 교만 등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