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에 광고를 써놓은 후에 그렇게 했습니다

by 이도수 posted Jul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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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장애인 사역을 주로 하고 있는 동두천에 있는 주닮교회에 다녀왔습니다.

주일날 주보에 이미 교회에 쌀을 드리고 자녀 교복비로 장학금을 드린다는 광고를 인쇄한 상태였습니다.

주보에는 그렇게 써놓고 그냥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주일을 앞 둔 날 오후에 바쁜 시간을 쪼개서 동두천으로 달려갔습니다.

몇 분 성도님들께 갑작스레 전화를 드렸는데 토요일 오후라 전화 통화가 잘 안되었고 이미 약속들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차를 몰고 쌀 20kg짜리 2포대를 싣고 달렸습니다.

교회에 도착해보니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서 교회에서 운영하는 놀이방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뛰고 던지고 소리지르고 하면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교회에 와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전화를 드리지 않은 상태로 찾아 갔기 때문에 목사님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작은 예배당에 들어가보니 두 여자 아이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습니다.

혹시 목사님 딸들이 아닌가 물어보았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큰 딸(가은)과 작은 딸(은세)이 예배당에서 함께 피아노를 치고 있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너무나 듣기 좋아서 잘 친다고 해주었습니다.

쑥스러워하면서 내일 주일날 반주를 위해서 미리 연습한다고 합니다.

 

몇 일전에, 장애인 사역을 주로하는 목사님이기 때문에 주변에 어려운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연락을 했었습니다.

장학금을 조금 하고 싶은데, 공부할 마음은 있는데 상황과 재정이 안되서 공부하는 것이 어려운 학생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목사님과 통화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들 상황을 더 잘 아는 사모님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딱한 두어 가정이 있다고 해서 잘 들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장학금 지급하기에는 딱 맞는 학생들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좀 딱 맞는 것같지는 않은 듯 한 뉘앙스로 답변을 드리니까 아주 조심스럽게 딸 얘기를 꺼내시더군요.

사실 딸이 이제 중학생이 되는데 교복값이나 책값 등에 대한 부담이 꽤 있다는 얘기를 잠깐 했습니다.

정말 용기를 내서 그 말을 꺼내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기 딸을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사모님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것이지요.

나는 야박하게도 아직은 중학교에 입학하려면 몇 달  더 남았고 해서 다른 학생이 없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다시 알아보고 전화를 주신다고 답변을 듣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을 드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내 마음에 주닮교회 박목사님 딸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놓았던 사모님이 얼마나 민망할까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니 더욱 더 내 마음에 계속 박목사님 딸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프리카 말라위, 인도네시아 등 해외 구제와 선교뿐만이 아니라 국내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우리광염교회에 하나님이 주신 꿈 중에서도 100명 이상의 고아, 과부, 나그네, 목회자의 처소를 돕는 교회라는 꿈이 있습니다.

결국 금요일 주보 작업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주닮교회 목사님의 딸에게 작은 장학금을 전달한다는 광고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동두천에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주보에 광고를 써놓은 후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많이 꺼리고 부담스러워하는 장애인사역을 하는 목사님.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딸로, 목사의 딸로 살아가는 넉넉하지 못한 자녀들.....

 

환난당한자, 빚진 자, 마음이 원통한 자와 함께 한 다윗의 아둘람굴에 대한 설교를 오늘 했습니다.

상처받고 아픈 사람들이 모인 아둘람굴은 아둘람교회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할 때에에,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레위인과 함께 즐거워하라고 하셨습니다.

 

교회에는 가난한 자나 부자나, 건강한 자나 아픈 자나, 세상에서 잘 나가는 자나 그렇지 못한 자나 다 올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는 남녀노소와 학식과 지식과 세상의 그 어떤 것과 상관없이 다 모여올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광염교회에 모여진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하고 힘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답고 멋지고 행복하게 목회하라고 하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