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를 바라본다

by 이도수 posted Ma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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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는 정부의 요청에 부응하면서도 감염의 위험성을 알기에 선제적인 대처를 단행했습니다. 예배가 우리 신앙의 가장 본질이며 핵심이지만, 세상적인 관점으로는 다중 집회이기 때문에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스스로 자제했습니다. 그래서 주일예배를 영상예배나 가정예배로 대체하면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대형 교회들은 수련원과 수양관 등을 치료센터로 내놓기도 했으며, 많은 교회들이 의료지원, 격리된 분들을 위한 키트와 도시락 지원, 특별헌금과 기부를 통해서 나라를 사랑하는데 자발적으로 앞장섰습니다.

 

우리 교회도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 3주간이나 영상예배를 병행했습니다. 밀착 접촉에 의한 전염의 염려가 있어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배려이며 사랑의 동기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교회의 주일예배를 법적인 명령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단순히 다중 집회의 개념으로만 생각하고 교회를 이단 집단과 동일시하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형마트, 수많은 직장, 지하철,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어떻게 법적으로 제한하려고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칫 폭력에 의한 탄압이 아니라 법이라는 이름하에 탄압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머리털이 쭈뼛했습니다. 물론 그 지역 교회 지도자들과 지자체 책임자들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예배는 계속 지속할 수 있다는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한국 교회가 한 마음으로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70% 이상이 예배를 중지해야 한다고 했으며 23% 정도는 예배를 계속 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사태로 최근 60% 가까운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에 교회를 가지 않았고, 20%는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는 통계를 보았습니다. 물론 교회는 최대한 안전을 보장하면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예배드리는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중동에는 낙타의 코를 조심하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사막 가운데에서 낙타가 사람이 사는 텐트에 코를 들이민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안쓰러워서 그냥 내버려두면, 낙타는 목을 집어넣고, 다음에는 발, 그 다음에는 몸을 다 넣어서 텐트를 뒤집어 놓게 된다는 말입니다.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을 향한 기쁨과 감사의 예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심각한 도전의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신앙적 양심과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면서 결정할 수 있는 분명한 자유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진지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내 제단 위에 헛되이 불사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 내가 너희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너희가 손으로 드리는 것을 받지도 아니하리라”(1:10)는 말씀이 우리를 향한 말씀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예배를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받으실만한 예배로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예배당의 문을 닫으실 수도 있는 진짜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예배의 소중함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예배드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예배는 결코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온라인 예배는 자칫 새로운 무교회주의나 가나안 교인들을 양산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주 온라인으로 예배한 것을 평상시에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여기저기 마음에 드는 설교자를 찾아다니면서 예배하는 것이 습관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장작불이 여기 저기 흩어져 버리면 그 불은 쉽게 꺼지고 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배 공동체로 하나인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한국 교회는 놀라운 전통과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역 교회 안에서 예배, 성경공부, 전도, 연보, 기도의 열심 등 아름다운 전통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얻은 것도 있습니다. 이단 신천지가 불법적이며 사교적인 집단이라는 것을 온 국민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더 결속을 강화하고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겠지만, 이단 신천지를 퇴출시킬 최고의 기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 안에서 식어 있었던 열정과 공동체의 사랑과 말씀 중심의 삶을 다시 회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근해서 일하고, 학교와 학원가서 공부하고, 산책하고, 운동하고, 외식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생활 하는 일상이 얼마나 값진 선물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우리는 어떤 질병과 사건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며, 사람을 혐오하는 것도 물리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을 때에 그 공동체는 성장했고 성숙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인간적인 최선을 다해서 예방과 방역에 힘써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며 이 시대의 영적지도자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지금 우리는 진실한 회개와 반성을 통하여 성숙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곳에 서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의 뜻은 재앙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29:11)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