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재하는 한 내 하나님을 찬양하겠습니다<인니에서>

by 이도수 posted Jun 04,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선교 현장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과 사역의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선교하고 목회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박선교사님도 고민하면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현장의 고민과 힘겨움이 뭍어 있는 글입니다.
박선교사님은 부인 레스투 선교사님이 암으로 투병중에 있으며,
딸 지수는 소아 당뇨로 역시 투병중에 있기도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선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기도해주세요.
사랑합니다.
 
* 2017년 암투병하는 레스투 선교사님에게 위로비를 드렸으며,
박선교사님은 두 차례 우리 교회에서 복음을 진하게 담은 설교를 전했습니다. 
 
아래는 박선교사님에게서 온 편지입니다.
 
....................................................  아래  ......................................................
박재성(레스투, 주원, 지수)입니다.
잊지 않고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과 평안을 전합니다.
 

코로나로 다른 사역들이 멈춰 있어, 요즘은 매일 저녁 ‘와룽’(커피와 음식을 파는 길거리의 구멍가게)에 가 사람들을 만납니다.
보통 밤늦게까지 붐비는 곳이지만, 요즘은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집주인과 한 두 명, 많게는 서너 명의 손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두 무슬림이기 때문에 주로 시편을 바탕으로 복음서를 오가는 데, 성경을 읽고 의견을 나누다보면 거의 매일 3~4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코로나를 염려해도, 대부분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 또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 하는 게 어색해 벗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길거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 코로나에 대한 염려를 조금은 덜 수 있습니다.
 

그러다 최근 열이 나고 목이 아파, 두 차례나 잠을 설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이 모두 상태가 호전되어 안심했지만, 더 많이 조심하고 있습니다.
열이 나고, 목이 점점 아파올 때, 밤새도록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드디어 코로나에 걸린 건가?”
“혹 내가 코로나를 옮기지는 않았을까?”
“만났던 분들이, 나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됐으면 어떡하지?”
“앞으로 복음을 전할 수는 있을까?”
 
“매일 무슬림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던 사역자들은, 지금 얼마나 두렵고 혼란스러울까?”
“어느 날 몸이 좋지 않아지면, 가난한 사역자들은 얼마나 불안 해 하며 그 밤을 지새울까?”
“나도 이렇게 초조한데, 저들은 얼마나 불안해할까?”
 
“사역자들이 예전처럼 열정을 가지고 무슬림들을 만날 수 있을까?”
“주저하거나 물러서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앞으로도 ‘열심히 복음을 전합시다’라고 사역자들을 독려할 수 있을까?”
 
누워는 있었지만, 복잡한 생각에 뒤척이다 아침을 맞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를 완전히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역봉쇄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7천만 명입니다.
아쉽게도 충분한 검사를 통해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을 만한 경제적, 사회적 역량이, 아직 인도네시아에는 없습니다.
때문에 최근 조코위 대통령은 코로나를 ‘새로운 일상’이라 부르며, 그동안 눌러왔던 경제활동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1년, 길게는 2년 이상은 코로나와 함께 갈 가능성이 큽니다.
연말 혹은 내년에 백신이 나오더라도, 인도네시아가 그 백신의 혜택을 받기까지는,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선교지에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분명 매출이 떨어져 사는 게 예전 같지 않을 거라, 보통 커피 값의 서너 배를 두고 와룽에서 일어납니다.
돌아오는 길에 ‘무엇이 길일까?’를 늘 생각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현장의 사역자들을 보호하면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다른 대안 말입니다.
성능이 보장되는 비싼 마스크와 손 소독제, 그리고 언제든 격리장소로 갈 수 있는 여행가방을 준비해두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
온라인 시대라고는 하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없이 복음이 전해질 수 있을까?
이 소나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면, 언젠가 사역자들을 다시 불러들여야 할 것인데, 그 때 사역자들에게 저는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기도제목>
 
1. 코로나 이후 시대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합니다.
2.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중인 사역자들과 교회들이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더 깊이 만날 수 있기를 구합니다.
3. ㄹ리모델링 공사와 재판 중인 땅 문제가 잘 해결되길 구합니다.
4. 코로나와 공사 관계로 비즈니스가 멈춘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비즈니스를 통해서 충당하던 사역비나 비즈니스 파트 사역자들, 직원들의 생활비를 최대한 안고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자동차를 처리해 4개월 정도 버틸 자금은 마련했지만, 그 이상은 힘들 수 있습니다. 속히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기를 구합니다. 감당할 은혜 주시길 구합니다.
4. 지병이 있는, 아내 레스투(암)와 딸 지수(1형 당뇨)를 지켜주시기를 구합니다.
 
2020년 05월 31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