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없는 자가 받은 복

by 이도수 posted Mar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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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빈관에 아무나 들어갈 수 있나요? 외국 국빈들, 회의가 예정된 사람들, 접견이 약속되고 허락된 사람들, 즉 자격이 있는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연이나 관람도 미리 예약해서 자격이 있는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하지요. 자격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하고 거부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복이나 선물을 받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온통 그런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4장1절~12절에도 받을 자격이 없는 자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복을 받는 세 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브라함 이야기인데요, 아브라함이 언제 하나님께 ‘의롭다’고 여기심을 받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하나님께서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고 하시자, 아브라함이 순종하여 떠났을 때일까요?(창12장) 하나님과 아브라함이 언약을 맺은 후, 언약의 증표로 아브라함이 할례를 행했을 때일까요?(창17장) 아니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바치라고 하시자,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에서 아들 이삭을 바쳤을 때일까요?(창22장) 전부 아닙니다. 바로 아브라함이 여호와 하나님을 믿었을 때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15:4~6)


사실 아브라함이 무엇을 한다 해도 ‘의롭다’ 여기심을 받는 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며, 의인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은 누구도 하나님의 의로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누가 얼마나 착한지는 하나님 앞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오십 보 백보요, 도진개진인거죠.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인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롬4:1~3) 창세기 15장을 인용하면서 말씀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부름을 받았을 때, 자기 힘으로 서려고 애쓰지 않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세워 주실 것을 신뢰했습니다. 물론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의롭게 된 것이 아니라, 믿은 것을 하나님이 의롭다고 여겨주셨습니다. 주인공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하나님이신 것이죠.


하나님은 왜 아브라함을 선택하셨을까요? 왜 아브라함이 은혜를 받았나요? 그가 노력해서가 아니며, 쓸 만한 재목이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이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의 인생 전체는 실수투성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그럼 하나님이 왜 우리를 구원하셨을까요?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찾아오셨고 부르셨나요? 우리가 잘났거나 구원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 이상의 대답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보다 더 큰 개념은 없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일꾼이 받는 품삯 이야기입니다. “일하는 자에게는 그 삯이 은혜로 여겨지지 아니하고 보수로 여겨지거니와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하지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롬4:4~5) 일하는 자는 대가로 품삯을 받습니다. 그런데 만약 일하지 않았는데 받는다면 무엇인가요? 삯이 아니라 선물이며 은혜입니다. 아빠가 아들에게 구두를 닦으면 용돈을 주겠다고 하거나, 엄마가 자녀에게 설거지를 하면 용돈을 주겠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을 시켜 먹자고가 아니라, 용돈을 주고 싶은 마음인 것이죠. 구원은 일에 대한 보상이 아니며,  업적에 대한 공로가 아닙니다. 구원은 은혜입니다. 믿음의 몇 대째 가문이라서, 헌금을 많이 해서, 봉사를 많이 해서 구원 받은 것이 아닙니다. 순종해서도 아닙니다.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세 번째는 시편 이야기입니다. “일한 것이 없이 하나님께 의로 여기심을 받는 사람의 복에 대하여 다윗이 말한 바 불법이 사함을 받고 죄가 가리어짐을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고 주께서 그 죄를 인정하지 아니하실 사람은 복이 있도다 함과 같으니라”(롬4:6~8) 범죄가 지워지고, 죄가 덮여지고, 정죄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의롭다고 여기심을 받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모든 죄악들이 지워지고, 씻겨 지고, 가려지고, 정죄치 않게 된다니! 무엇으로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요. 우리가 믿었기 때문에 의롭게 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은 것을 하나님이 의롭다고 여기셨기 때문입니다. 아무 자격 없는 우리에게 최고의 복을 주셨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