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거워하라

by 이도수 posted Jul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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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생일이 있고,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신 기일, 결혼기념일 등 의미가 있는 날들이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일 년을 살면서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세 가지 절기가 있었습니다. 구약에서 3대 절기라고 부르는 유월절, 맥추절(칠칠절), 수장절(초막절)입니다. 이 절기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일 년 삶의 주기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추절은 일 년의 중간에 밀 추수를 하면서 지키는 절기입니다. 대개 일 년의 흐름에서 절반 정도 되는 때에 맥추절이 옵니다. 일 년의 중간쯤에서 하나님이 이만큼 살아오게 하신 것을 감사하였고, 남은 절반이 복될 것이라고 믿음으로 감사하였습니다. 맥추절은 유월절이 지나고 나서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다섯 오(五)에 열 순(旬), 그래서 맥추절을 다른 말로 오순절이라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말로 칠칠절이라고도 합니다. 일주일 칠 일 곱하기 칠 일하면 사십 구 일인데 그다음 날이 맥추절 또는 오순절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그들을 애굽에서 구출하심으로써 구원을 시작하셨고, 광야에서 보호하시면서 구원의 과정을 이끄셨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하심으로써 구원을 완성해 주신 분이라고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시작의 하나님이요, 중간 과정을 이끌어 주신 하나님이요, 완성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한 해, 한 해를 보낸 것이죠.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도 한 해를 그렇게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살아갑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해를 보내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예수님이 나를 구원하셨고,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보호하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천국으로 인도하셔서 구원을 완성하시는 분이라고 고백하며 삽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때문에 새롭게 존재하는 사람, 그리스도를 따라가고 닮아가는 사람,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행동과 습관 속에 예수님의 말씀이 끊임없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것입니다.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행할지니라”(신16:12)고 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을 기억하고 잘 지키면서 행하여야 합니다. 죄의 종이 아니라 자유로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기억하고 말씀을 지켜 행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절기에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자원함으로 드렸습니다. 유월절, 맥추절, 수장절 세 절기는 모두 곡물의 추수 절기입니다. 유월절은 보리 추수를 시작할 때요, 맥추절은 밀을 거둘 때요, 수장절은 포도나무와 그 외의 다른 실과를 거두는 절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앞에 나올 때는 빈손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라’고 명령하십니다. 부모님 생신이나 어버이날에 맨 손으로 가시나요? 선물 준비를 하실 것입니다. 예물을 드리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과 시간과 재능을 자원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바치며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드려진 예물을 가지고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와 함께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라’(신16:11, 14)고 하십니다. 우리 교회는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목회자 두 가정의 한 달 월세와 생계를 돕습니다. 소년원 출소자들을 섬기고 다문화가정과 호스피스사역과 독거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는 우리소망교회(담임 김삼동 목사)를 돕습니다. 양주에 있는 예원예술대학의 유학생들을 위해서 한 끼의 점심을 제공합니다. 그 외에도 양주 이주민 교회와 포천의 아시아연합교회를 돕습니다.

 

맥추 감사 주일은 참으로 귀중한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일 년의 한가운데 있는 절기입니다. 일 년 동안 하나님 앞에 기도한 것들을 하나님이 이루실 것이며 올해 말에는 더욱 행복할 것입니다. 응답과 성취를 미리 믿음으로 확신하면서 하나님 앞에 감사드리는 절기가 일 년의 한가운데 있는 맥추감사절입니다. 지나온 반년을 한 번 돌아보십시오. 참 좋았던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셨고 자신도 열심히 살았고, 그래서 ‘아, 올해 6개월 지났는데 참으로 행복한 반 년 이었다’고 감격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이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십시오. 그런데 지난 반년 동안 어려운 일이 많았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예기치 않은 병으로 입원해서 수술을 받은 분들이 계십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분도 계십니다. 경제적으로 심하게 타격을 받은 분들도 계십니다. 잘 되던 것들이 막히고 답답한 상황인 분들도 계십니다. 지난 시간이 어려웠을지 몰라도,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여기 앉아 있고,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앞으로 걸어갈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는 아직 절반이나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올해 남은 절반, 이 시간에 주님의 은혜와 복이 제 삶에 임할 줄 믿습니다. 제가 기도하면서 걸어가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부어 주옵소서.’

 

인생 전체를 놓고도 같습니다. 연세 많이 드신 분이나 아니면 비교적 젊은 분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걸어갈 인생의 시간이 분명히 천 년 만 년 남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개인에게 남은 시간은 아무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살아서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인생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참으로 의미 있게 살 수 있고, 이삼십 년을 살아도 가치 없고 의미 없게 허송세월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결산에서 참으로 크고 놀랍고 풍요로운 결실이 있음을 기대하면서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